진퇴양난 과기정통부…국회 허위보고에 기간통신사업자 관리감독 소홀

이진 기자
입력 2019.09.19 18:05 수정 2019.09.19 20:48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하철 내 5G 기지국 설치 수 오류 의혹’ 이슈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LG유플러스가 제출한 5G 기지국 보고 자료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가 제출한 기지국 현황 자료를 토대로 지하철 내 기지국 수를 종합한 후 국회 과방위에 제출했는데, LG유플러스의 기지국 수가 경쟁사보다 월등히 많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과기정통부에 보고한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과기정통부는 국회에 허위 자료를 냈다는 오명을 떠안는다.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LG유플러스 측은 과기정통부가 이통사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을 때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세종시 파이낸셜센터에 있는 과기정통부 안내 입간판. / 이진 기자
19일 SK텔레콤과 KT는 IT조선의 ‘서울 지하철 5G 기지국 수 LGU+>KT>SKT 순…지방은 KT가 유일’ 보도가 나온 후 이의를 제기했다. 기업별 기지국 수를 확인하는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IT조선은 윤상직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11일 기준 전국 지하철 5G 기지국 수가 129국 429식이라고 보도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105국 267식의 기지국 준공 신고를 했고, SK텔레콤은 4국 34식, KT는 18국 128식의 기지국을 상용화했다는 것이 주요 요지다.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이통3사는 과기정통부에 5G 기지국 설치 현황을 정례적으로 보고한다. 옥외 기지국 수는 물론 인빌딩, 지하철 등의 기지국 수도 별도 보고한다. 초기 5G 커버리지가 국토 대비 얼마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이어졌는데, 정부는 이통3사의 5G 기지국 구축 현황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커버리지 확대 속도를 높이는 노력을 했다.

과기정통부가 윤상직 의원실에 제출한 지하철 내 5G 기지국 설치 현황 분석 표. / 윤상직 의원실 제공
하지만 SK텔레콤과 KT 측은 LG유플러스의 지하철 내 5G 기지국 수가 과대 포장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LG유플러스가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자료 자체가 엉터리 아니냐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 측은 "지하철 내 5G 통신망을 구축한 내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LG유플러스의 5G 기지국 수는 몇 개 안되는 것으로 파악했는데, 정부 자료에 LG유플러스의 기지국 수가 가장 많다고 나온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부에 자료 제출 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 측의 말처럼 LG유플러스가 기지국 수를 보고할 때 숫자를 뻥튀기 해 보고했다면, 5G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로부터 제출받은 5G 기지국 설치 현황 자료를 종합해 국회에 보고했는데, 숫자 자체에 오류가 있었던 것이라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거짓 사실을 보고했던 것이 된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이 허술했다는 책임도 져야 한다. 5G 커버리지 확대는 국민적 관심사인데, 의무에 소홀했던 셈이다.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 소속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제출한 기지국 수는 설치 기준과 준공신고 기준으로 따로 분류한 후 숫자를 기재한다"며 "LG유플러스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고한 것인지 조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파정책국 고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기지국 수 분석 자료를 만들 때 기업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통3사가 추산한 16일 기준 지하철 내 5G 기지국 설치 현황 자료. / 이통사
하지만 이통3사가 기지국 수를 추산해 만든 16일 기준 기지국 수는 과기정통부가 윤 의원실에 전달한 자료와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지방 지하철 구간의 경우 SK텔레콤은 19식을 개통했다고 나오는데 과기정통부 자료에는 11일 기준 단 한 건도 없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기지국 설치 시간을 고려할 때 5일만에 19식을 한꺼번에 개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2~5시 사이에만 장비 설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번 일에 대해 과기정통부의 자료 제출 기준이 불분명했기 발생한 문제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사업자 간 (기지국 수 집계) 기준이 달라 집계 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차이를 없애기 위한 정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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