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 "암호화폐, 현(現) 금융 생태계 위협"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 "특정 투자 행위 억압말라"

미국 하원 금융업위원회 암호화폐 청문회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해 공방전이 펼쳐졌다. 제이 클레이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암호화폐가 여전히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고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은 특정 투자를 억압해선 안된다며 맞섰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는 클레이튼 위원장과 로버트 잭슨 의원, 헤스터 피어스 의원, 맥신 워터스 의원 등이 참여했다. 대부분 의원들은 암호화폐 산업 발전을 위해 명확한 암호화폐 규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이날 청문회는 디지털 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 여부와 증권법 면제 여부 가능성을 집중 논의했다. 또 상장지수펀드(ETF)와 페이스북 리브라도 함께 다뤘다.

./픽사베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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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는 맥신 워터스 의원 개회사로 시작됐다. 그는 "리브라는 달러를 기반으로 한 금융 시스템에 도전을 하고 있다"며 "현재 증권법 안에서 리브라를 규제하기는 어려워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클레이튼 SEC 위원장에게 리브라를 증권으로 취급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이곳에서 답을 줄 수 없다"며 "아직 결정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자산이 어떤 기능을 갖고 있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지털 자산을 사용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것은 증권이나 암호화폐가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암호화폐 형태는 증권, 화폐, 결제 시스템과 유사하다"며 "그러나 암호화폐는 규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판단될 경우 기존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생각도 전했다. 그는 "금융 생태계는 전방위적인 규제 체제가 갖춰져 있다"며 "암호화폐가 이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용된다면 문제가 있다. SEC는 증권으로 판단되는 디지털 자산에 대해서는 기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브라가 가져올 잠재적 리스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맥신 워터스 의원의 질문에 클레이튼 위원장은 "특정 자산에 전문적인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면서도 "리브라는 확실히 더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물론 잠재적인 위험성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지난날 우리는 금융 자산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암호화폐는 이같은 시스템을 회피할 수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특정 투자 행위를 억압해서는 안된다"며 "SEC의 임무는 투자자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의 어머니’라고 불리우는 암호화폐 지지론자로 알려졌다. 그는 "규제는 겸손해야 한다"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옳은지, 틀렸는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