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손을 잡았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힘을 싣고 이 중 유력한 스타트업을 글로벌 유니콘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박영선 장관이 AI벤처투자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중기부 제공
박영선 장관이 AI벤처투자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중기부 제공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오전 서울 양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AI 벤처투자 컨퍼런스'를 열고,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서 중기부는 소프트뱅크벤처스, 한국벤처투자를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협력기업)으로 선정했다. 민관 협력으로 AI에 집중 투자해, AI 벤처 및 창업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7월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손 회장에게 AI 벤처분야 관심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대기업은 스스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혁신벤처창업가는 자금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창업가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손 회장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이후 7월 22일 한국에서 모태펀드(정책펀드) 출자를 받아 3200억원 규모 그로스엑셀러레이션펀드를 조성하는 등 본격 투자에 나섰다.

정부 역시 AI 사회 전환의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중기부는 DNA(데이터, 네트워크, AI) 코리아 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4차 산업혁명 분야 벤처기업 집중 육성에 나서는 모습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보잉사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중기부를 찾아 한국에서 잘나가는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며 소개를 부탁한다"며 "그만큼 한국 잠재력이 높다는 뜻이므로, 이를 국가가 뒷받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AI 스타트업 머니브레인은 인공지능으로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을 똑같이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26일 열린 AI 벤처투자 컨퍼런스에서 머니브레인이 만든 박 장관 영상을 보는 모습./ IT조선
AI 스타트업 머니브레인은 인공지능으로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을 똑같이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26일 열린 AI 벤처투자 컨퍼런스에서 머니브레인이 만든 박 장관 영상을 보는 모습./ IT조선
소프트뱅크벤처스 "한국AI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돕겠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이날 AI 벤처투자 전략 발표에서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성공 사례로 노르웨이 스타트업 아쿠아바이트를 소개했다. 아쿠아바이트 창업자는 미국인이지만 양식업과 AI를 접목하기 위해 양식업 규모가 큰 노르웨이에서 회사를 차렸다.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던 양식업에 AI를 접목하자 기존에 없던 혁신이 시작됐다.

이 대표는 "AI 기술을 가진 미국 창업자가 유럽 시장을 보고 AI 양식업이라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한 좋은 사례다"라며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도 글로벌 시장을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전했다.

또 장세영 머니브레인 대표와 이용재 매스프레소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AI 스타트업 창업기와 어려움을 전했다. 머니브레인은 딥러닝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매니프레소는 수학문제를 사진으로 찍으면 AI가 5초만에 풀이방법을 검색해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들은 투자 유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해도 글로벌 기업과 자본 경쟁까지 해야 하는 처지를 안타까워 했다.

장세영 머니브레인 대표는 "AI 투자는 마라톤과 같아서 단기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정책적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용재 매스프레소 대표는 "우리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해외 기업이 중국에 2개, 미국에 한 곳이 있다"며 "중국 기업은 직원 수만 6000명이고 통장에 1조원을 갖고 있는데다 텐센트가 백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해외 기업에 비해서는 굉장히 작은 데도 불구하고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라며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