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알렉산드로브 벨라스 CEO 겸 창업자 인터뷰
벨라스, 세계 암호화폐 통합 ‘암호화폐계 브라우저’ 목표
트럼프 대통령 미팅 무산 "리스크 떠안고 싶지 않아해"
경제 무너진 국가부터 블록체인 도입 예정

"최근 여러 암호화폐(가상화폐) 기업들이 이더리움과 이오스, 라이트코인 등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은 무질서한 상황입니다. 우리 목표는 이들을 하나로 통합해 플랫폼 상호운용 및 확장성 제한 없이 암호화폐 간 거래와 송금·결제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벨라스가 브라우저 역할을 하겠습니다."

알렉스 알렉산드로브 벨라스 CEO는 1일 오후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IT조선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알렉산드로브 CEO는 세계 최초 암호화폐 월렛인 ‘코인페이먼트’를 공동 창업했다. 이후 그는 코인페이먼트를 접고 벨라스 프로젝트를 이끈다. 또 캐나다 블록체인협회 주요 멤버로 활동 중이다. 인터뷰 내내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수 천가지 암호화폐와 송금·결제 시스템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알렉스 알렉산드로브 벨라스 CEO./IT조선
알렉스 알렉산드로브 벨라스 CEO./IT조선
인공지능 아닌 인공직관이 핵심…암호화폐 통합 브라우저 목표

벨라스는 인공직관(Artificial Intuition)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암호화폐 플랫폼이자 프로젝트다. 여러 종류 암호화폐 간 거래를 지원하는 크로스체인 기술과 멀티시그 지갑, 익명 송금 등 기능과 서비스를 통합한다.

인공직관이란 인간의 직관, 즉 논리가 아닌 인간 경험을 AI에 학습시켜 사람에 의해 결정됐던 일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인공직관은 변칙적인 상황을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인공지능 대비 학습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그는 벨라스가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직관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그가 인공직관을 강조한 이유는 블록체인 시장 내 문제점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공직관이 블록체인 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꼽은 문제점은 ▲블록체인 정신과 위배되는 중앙화 프로젝트 산재 ▲확장성 부재 ▲낮은 효율성과 느린 거래 처리 속도 등이다.

알렉산드로브 CEO는 "블록체인 거버닝(관리 체계) 부문에서만 인공직관 기술이 쓰인다"며 기술 쓰임도와 학습 정도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공직관은 한 번 배우면 일을 스스로 처리하고 최적화하고 자가 학습을 반복한다"며 "블록 생성자(BP·블록체인 생태계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 노드)들이 블록체인을 장악해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이같은 기술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EOS는 확장성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거버넌스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더리움 역시 마찬가지다. 이더리움 지분 증명은 더 많은 이더리움을 가진 이들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 빈익빈 부익부다.

알렉산드로브 CEO는 "인공직관은 인간 욕심에 의해 중앙화될 수 있는 일부 요소를 거둬낸다"며 "인간의 결정을 엔진 최적화(optimization engine) 기능으로 대체해 탈중앙화 정신을 받든다"고 설명했다.

"ICO는 투기에 불과하다"

벨라스가 AI 기술 개발에 더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벨라스는 AI 기업들과 협업에 적극적이다. 현재 마인드AI 등 국내 AI 업체들과 함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더 광범위한 인공지능 또는 인공직관 능력을 요구하는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앞으로 고도화 기술 개발에도 들어간다.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벨라스는 ICO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벨라스 프로젝트를 모르는 이들에게 자금 조달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ICO는 투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알렉산드로브 대표는 "벨라스에는 내 개인자금과 일부 관련 임원진 자금이 들어갔다"며 "프라이빗 세일을 통해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일부 자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개발을 위한 자금만 모인 상태다. 그는 "ICO를 통해 돈이 더 많이 모이면 풍족하겠지만 개발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만으로도 이제 막 자라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좋은 환경이다"라며 "너무 많은 자금을 한번에 얻으면 그 비용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 시스템 뒤엎을 성공사례 만들겠다"

현재 벨라스 팀은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벨라스 솔루션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알렉산드로브 대표는 "이들 국가는 투명성을 위해 선거 시스템과 국고 관리 등에 블록체인 도입을 고려한다"며 "이는 앞서 이더리움 등 기존 블록체인 도입을 고려했다가 미숙한 확장성과 상호운용성 때문에 포기했던 경험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가 없는 벨라스 도입을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라며 "블록체인을 활용해 점진적으로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선진국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진 국가에서는 현재 시스템이 문제가 있더라도 경제가 돌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이나 소규모 국가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하고 이를 증거삼아 선진국에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팅 자리가 있었으나 무산됐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현 행정 및 은행 시스템에 문제가 있더라도 경제가 돌아가기 때문에 리스크를 안고 가면서까지 변화가 생기는 것을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에 변화를 일으키려면 증거가 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기본이다"라며 "소규모 국가에 블록체인을 입혀 증거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은 행정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부패된 상태기 때문에 손을 쓸 수 밖에 없다"며 "벨라스가 만드는 블록체인 혁신으로 이들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고 선진국이 이를 보고 영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벨라스는 올해 11월 알파 서비스를 통해 다중 지갑 시스템과 퍼블릭 및 프라이빗 전송 기능을 선보인다. 암호화폐 간 전송은 2020년 3월 베타 서비스에서 실현된다. 이후 2020년 4분기쯤 모든 기능을 갖춘 완전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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