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시장의 트렌드는 5세대 통신 상용화와 제4차 산업혁명의 조류가 만나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한다. 핵심인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신제품으로 중무장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전통적 유통 강자를 밀어낸 신진 전문몰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강소기업 탄생의 기대감을 높인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 중심의 결제 행태는 페이 등 새로운 솔루션의 등장후 빠르게 변모한다. IT조선은 최근 모바일 분야 각광받는 전문몰과 결제 업체 등을 직접 찾아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특정 상품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구독경제’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다. 동영상·음악 서비스뿐 아니라 생활용품도 구독 및 정기 결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생필품 등을 주기적으로 검색하고 사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소비자가 여기에 매료됐다. 이 가운데 구독경제 서비스 ‘와이즐리’의 성장세가 매섭다.
와이즐리는 면도기와 면도날을 생산·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주기에 맞춰 제품을 배달하는 정기구매 서비스도 운영한다. 미국 면도기 정기배송 스타트업 달러 쉐이브 클럽과 유사하지만, 맞춤형 추천한다는 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서비스다.
김 대표는 "와이즐리 제품을 쓴 소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정기구매 서비스를 선택했다"며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순 없지만)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들과 비교해 누적 정기배송자 수가 빠르게 늘어 투자자들도 신기해한다"고 말했다.
비결을 묻자 그는 "구독 서비스 자체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제품을 만들면 정기구매는 자동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와이즐리는 입소문을 타고 성장했다. 소비자가 온라인 채널, SNS에 후기를 남기면 다른 소비자가 이를 보고 구매하는 식이다. 최근 네이버 밴드 등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소개돼 40대 이상 소비자가 많이 늘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낸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소통’이라 답했다. 요구와 불만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 반응에 항상 귀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3회 이상 전화와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며 "전화, 설문조사 뿐 아니라 소비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웹사이트에서 얻은 구독경제 신청자 데이터도 소중한 자산이다. 면도날 구입 주기, 구입 양 등을 분석해 개개인의 생활패턴에 맞게 구입 제안을 건넨다.
김 대표는 "정기구매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자동결제를 비롯, 소비자가 불편하게 느끼거나 염려할 수 있는 요소를 없앴다"며 "결제 3일 전 미리 알림을 보내고, 미처 쓰지 못한 면도날이 쌓일 경우를 대비해 배송주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면도날을 언제 바꿔야 할 지 모르겠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활용한 면도날 교체 주기 알림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이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남성은 한국외 남성보다 화장품을 적극적으로 쓴다. 그럼에도 남성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는 많지 않다. 남성 화장품은 대부분 한번에 모두 케어하는 올인원(all-in-one) 제품이다. 개인 선호도나 취향을 맞춘 제품은 극히 드물다.
그는 "시장조사업체에서 남성 대상으로 화장품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선호 브랜드가 없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며 "(와이즐리는)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 남성 화장품 브랜드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와이즐리는 세안과 보습, 자외선 차단 등 필수 제품을 건성, 지성 등 피부 특성에 맞게 다양화한다. 모공이나 피부 트러블을 해결할 특화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4~5가지 질문에만 대답하면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다듬겠다"며 "질문만으로 200여개 제품 조합이 가능해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도기와 면도날 신제품도 곧 등장한다.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플라스틱 소재 면도기 본체를 금속으로 변경한다. 뉴욕 소재 제품디자인 스튜디오와 협업해 디자인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와이즐리 서비스가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혼자 사는 청년, 생활비를 아끼려는 중년, 은퇴한 노인 등 소비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서비스를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객들이 합리적으로 소비한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고품질·저가격 제품을 생산하겠다"며 "향후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와이즐리 상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살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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