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웹 브라우저 사파리(Safari)가 피싱 사기를 막기 위해 사용자 정보 일부를 중국 텐센트에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 정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각) 엔가젯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 사파리 앱에서 ‘위조된 웹 사이트 경고’를 켜면 피싱 사기를 위해 ‘구글 세이프 브라우징’으로 데이터를 보내 검증한다. 이 때 구글 시스템 외에 텐센트 세이프 브라우징에도 사용자 IP 주소를 포함한 일부 정보가 전송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사파리 및 개인 정보 보호’ 안내문. / 아이폰 화면 갈무리
애플은 ‘사파리 및 개인 정보 보호’ 안내문. / 아이폰 화면 갈무리
애플은 ‘사파리 및 개인 정보 보호’ 안내문에서 "사파리가 웹 사이트 주소에서 식별한 정보를 구글 및 텐센트 안전 브라우징에 전송해 웹사이트 위조 여부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해당 업체는 사용자의 IP 주소를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구글이 감지하지 못하는 ‘중국 악성 웹사이트’를 걸러내기 위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반발도 거세다.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인 텐센트가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 반체제 인사를 감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홍콩 시위대가 사용하던 '홍콩맵라이브(HKmap.live)'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해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매튜 그린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안전 브라우징 제공 업체가 IP주소 뿐 아니라 URL을 수집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텐센트는 구글이 아니다"며 "신뢰 여부를 떠나 애플은 적어도 해당 기능을 추가하기 전에 사용자에게 미리 알렸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전 브라우징 기능 활성 여부는 ‘설정→사파리→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위조된 웹 사이트 경고’에서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