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질문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일찌감치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중에서도 버핏은 바로 이 업체에 꽂혔다. 바로, 비야디(BYD)다.
배터리에서 전기차로
버핏의 투자를 받은 유일한 중국 기업 BYD는, 대학원에서 전지를 전공한 29세 청년 왕촨푸가 사촌에게서 빌린 250만 위안으로, 1995년 선전에서 설립된 'BYD실업'이 그 모태다. '네 꿈을 펼쳐라', 즉 영문 Build Your Dream의 약자를 따 회사명을 만들 만큼, 왕촨푸 현 BYD그룹 회장의 도전정신은 탁월했다. 그를 가리켜 버핏은 "에디슨과 잭웰치를 합해 놓은 인물"이라 평했다.
이를 가능케 한 건 역시, 기술투자다. 2018년 전년대비 23% 급증, 우리돈 22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BYD의 매출대비 연구개발 투자비, 즉 'R&D집중도'는 2018년 상반기 8.9%였다. 같은해 테슬라는 6.8%였다. 2015년을 정점으로 매년 R&D집중도가 하락중인 테슬라를 처음으로 역전한 거다.
이같은 투자는 곧 압도적 특허로 이어진다. 비즈IP(biz-ip.com) 분석에 따르면, BYD는 지난 2005년 이후 자국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한국 등 주요국에서 총 1만4619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최근 미공개 구간을 제외하면, US특허를 근간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일본 대비 한국특허 출원량이 크게 두드러진다. 향후 한국시장을 상대로 한 본격 마케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즈IP의 'CPC 기술분류코드' 분석에 따르면, 현재 BYD 보유 총특허량의 절반이 조금 넘는 51.4%만 배터리 관련 특허다. 나머지는 전기차나 일반 ICT 관련 특허가 기존 배터리 특허 자리를 빠르게 꿰차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 구조를 보면 더욱 극명하게 보인다. 자동차와 휴대폰 부품, 배터리 사업이 BYD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도 기준으로 54:38:8. 탈배터리화는 이미 비즈니스적 측면에선 완성단계에 있슴을 알 수 있다.
BYD는 테슬라와 배터리 기술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르다. BYD는 적정한 출력과 주행 거리를 제공하는 전기차를 지향하다. 반면, 테슬라는 주로 고출력, 장거리 전기차를 만든다. 배터리 전문업체답게 BYD는 파우치형, 각형 등 다양한 배터리 기술을 보유, 출력과 주행거리에 따라 적정한 배터리를 전기차에 선택 장착한다. 따라서 겨울철 배터리 온도 하락에 따른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한 가열(Heating)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수천개의 표준화된 배터리를 사용하는 테슬라는 배터리 과열이나 내부압력 상승에 따른 폭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냉각'(Cooling) 기술 특허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처럼 테슬라와 BYD는 배터리 기술의 지향점이 다릅니다.
양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BYD의 특허는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자동차공정학회가 내놓은 '2017 중국 자동차 기술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BYD의 특허경쟁력지수는 24.9로 중국 자동차업계 1위다. 이 지수는 미 프로퀘스트 다이알로그사가 해당업체의 특허기술 난이도와 응용범위, 안정성 등을 종합 평가해 내놓은 것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특허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폰부품으로만 한 해 우리돈 8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BYD의 통신 안테나 관련 특허를 유심히 보다 보면, 여러 중국인명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발명자가 있다. 바로 '최문용'(Munyong CHOI)이라는 한국 이름이다. 그는 중국으로 유출된 특A급 한국인 엔지니어다. BYD의 선전 본사 중앙연구소에서 기술이사로 3년여 재직하며, 총 6건의 특허와 각종 학술논문을 남겼다. 최 이사는 몇년전 귀국, 네이버랩스로 이직해 '번역 장치, 번역 방법 및 번역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한국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특허 빅데이터에는 여러 필드가 있다. 그 중 발명자 필드의 코드(INID)는 전세계 공히 '72번'으로 통일돼 있다.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분이라면,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아실 거다. 각국 특허청이 매일 수천, 수만건씩 쏟아내는 각양각색의 특허정보가 전세계적으로 동일 필드값을 갖고 있단 건, 그만큼 해당 원천 데이터를 가공해서 써먹기 좋다는 얘기다.
그 덕에 우리는 전세계 여러 특허정보에서 내가 원하는 기술분야의 특급 엔지니어 이름 뿐아니라, 그 주소나 국적까지도 손쉽게 검색해낼 수 있다.
최근 들어, 이에 기반한 '프리미엄 전문가 네트워킹 플랫폼'이 링크드인 등 기존의 일반 구직구직 사이트와 차별성을 띄며 차세대 대안으로 각광 받는 이유다.
유경동 IP컨설턴트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 매체 IP노믹스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SERICEO에서 ‘특허로 보는 미래’를 진행중입니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ICT코리아 30년, 감동의 순간 100 △ICT 시사상식 등이 있습니다. 미디어와 집필·강연 등을 통한 대한민국 IP대중화 공헌을 인정받아,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인 영국 IAM의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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