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술 스타트업 양성 액셀러레이터 D2스타트업팩토리(D2SF)가 기술기반 스타트업 3곳에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구체적인 투자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이들과 네이버 서비스에서 향후 시너지 효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또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은 앞으로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18일 서울 강남구 D2SF에서 네이버가 투자한 기술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D2SF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네이버는 ▲사운더블 헬스 ▲에스프레소 미디어 ▲에바 등 세 곳에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헬스케어,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송지영 사운더블 헬스 대표가 18일 D2SF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IT조선
송지영 사운더블 헬스 대표가 18일 D2SF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IT조선
사운더블 헬스는 소변이 물에 닿을 때 나는 소리 파장을 분석해 비뇨기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리비’ 앱을 개발했다. 비뇨기 질환은 성인 인구 5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배뇨장애가 발생해도 노화 때문이라고 치부했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프리비는 소변 소리 길이와 파장, 속도 등을 분석한다.

당초 사운더블 헬스는 프리비를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용 앱으로 출시했다. 향후 소변 소리 이외에도 기침 소리나 폐에서 숨을 쉴 때 나는 소리를 분석하는 솔루션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특히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임상 실험과 정부 당국 심사를 거쳐 의료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스프레소 미디어의 슈퍼 레졸루션 기술이 반영되지 않은 영상(왼쪽)과 반영된 영상. 원 영상에서는 깨져서 보이지 않는 차량의 번호판도 식별가능하다./ IT조선
에스프레소 미디어의 슈퍼 레졸루션 기술이 반영되지 않은 영상(왼쪽)과 반영된 영상. 원 영상에서는 깨져서 보이지 않는 차량의 번호판도 식별가능하다./ IT조선
에스프레소 미디어는 AI를 이용해 저화질 이미지와 동영상을 초고화질(UHD) 영상으로 변환하는 슈퍼 레졸루션(Super Resolution)기술을 보유했다. TV 등 디스플레이 기기는 UHD급 영상까지 구현할 수 있지만 정작 방송 영상촬영 현장에서 제작되는 영상은 대부분 HD급 영상물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이 외에도 의료 영상과 폐쇄회로 화면(CCTV), 항공·위성영상 등 다양한 저화질 영상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에바의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에바의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에바는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고객이 충전 서비스를 예약하고 실내 주차장에 주차해 두면, 전기차 충전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로봇이 차량으로 이동해 알아서 충전을 하는 방식이다.

수동방식 모델도 있다. 이용자가 직접 전기차 충전 배터리를 끌고 이동해 충전한다. 여기에는 네이버랩스 근력증강 기술인 에어카트(AIRCART)가 활용된다. 에어카트는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활용해 가볍고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카트다. 600㎏에 달하는 충전배터리를 운반하기 위해서다. 에바 전기차 충전기에는 근접감지 센서를 탑재해 주변에 차량이나 사람이 있을 경우 알아서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가 기술 스타트업을 눈여겨 보는 이유

네이버가 이들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네이버 서비스와 향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투자를 진행하기에 앞서 이들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동안 에스프레소 미디어는 네이버가 보유한 각종 영상과 사진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을 맡았다. 네이버 브이라이브 등 생중계 영상 화질을 높이는 작업에도 기술이 활용됐다. 에바 역시 네이버랩스 기술을 활용한다.

헬스케어 분야의 경우는 당장 협업을 진행할 서비스가 마땅치 않지만 네이버 서비스 확장 가능성을 이유로 투자된 경우다. 양상환 네이버 D2SF리더는 "네이버와 라인이 앞으로 뭘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스타트업 투자는 네이버 서비스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AI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어려운 기술 스타트업을 돕는다는 취지다.

국내에서는 AI스타트업 투자유치나 서비스 확장이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술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보니 투자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이를 이유로 시장에 서비스를 알리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네이버 D2SF는 2015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35개에 달하는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네이버는 이들과 기술 협력에 적극적이다. 네이버가 2017년 인수한 ‘컴퍼니AI’는 현재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의 핵심 동력이 됐다.

양 리더는 "글로벌 기업에 인수된 한국 AI스타트업 수아랩 사례는 기술 스타트업이 한국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D2SF는 기술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