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히트폰 공식도 옛말

애플 아이폰11 시리즈 예약 판매량은 전작과 비슷한 수준이다. 요즘 대세인 5G가 아닌 LTE 버전으로만 나온 것이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최신 5G폰 판매량은 이전 모델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을 내놓으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공식도 옛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18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아이폰11 시리즈의 현재까지 예약량은 전작인 아이폰XS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이다.

애플 아이폰11프로. / 애플 제공
애플 아이폰11프로. / 애플 제공
SK텔레콤 T월드다이렉트에 따르면 전체 예약 수량에서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 아이폰11 프로 맥스 순으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과 크기, 성능 등이 중간급인 아이폰11 프로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출시 이후 2주쯤 지난 후 아이폰XS 시리즈 판매량은 30만대쯤이었다. 전작인 아이폰8, 아이폰X의 판매량 대비 60% 수준으로 부진했다. 아이폰XS와 비슷한 예약 판매량을 기록 중인 아이폰11 시리즈 역시 흥행과는 거리가 있는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은 5G 단일 기기로 출시한 효과를 실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8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예약판매량은 100만대를 넘어섰다. 전작인 갤럭시노트9 대비 두 배 이상 팔렸다. 연말까지 200만대 이상 팔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아이폰11은 300만명쯤에 달하는 애플 충성 고객의 구매욕을 자극하기에 부족한 요소가 있다. 아이폰11 시리즈는 후면 카메라 배치가 ‘인덕션’이나 ‘3중날 면도기’를 연상케 하는 구조로 설계돼 혹평을 받았다. 고객 사이에 단말기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가격도 전작 대비 비싸게 책정됐다. 애플은 해외에서 아이폰11 시리즈 출고가를 전작보다 인하했지만, 국내에서는 같거나 더 비싸게 책정했다. 아이폰11은 전작인 아이폰XR과 같고, 아이폰11프로와 아이폰11프로 맥스는 전작 대비 3만~4만원 비싸다. 스펙도 전작 대비 일부만 개선했을 뿐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다.

아이폰11은 결정적으로 5G를 지원하지 않아 이목을 집중하기에 부족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5G, 갤럭시노트10 5G를, LG전자가 V50 씽큐, V50S 씽큐를 잇따라 내놓으며 5G 잠재 고객에게 주목을 끈 반면 아이폰11은 한정적인 LTE 고객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쳐야한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마지막 LTE 버전 아이폰 시리즈라는 희소성 외에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5G폰 가격과 통신망 품질에 불만이 있는 고객의 경우 아이폰11 구매에 적극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는 25일 아이폰11 시리즈의 정식 출시를 시작한다. KT는 25일 오전 7시 30분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사전예약 고객을 초청해 개통행사를 열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소규모 출시 행사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