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액셀러레이터 제도 개선된다

차현아 기자
입력 2019.10.23 06:00
중소벤처기업부가 액셀러레이터 등록 제도 규정(중소기업창업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액셀러레이터법)을 손본다. 정부 승인을 받고 운영 중인 200여개 액셀러레이터 가운데 업무 역량과 보육공간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중기부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액셀러레이터 운영세부 기준을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엑셀러레이터가 제대로 창업기업 보육과 투자 기능을 갖췄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며 "연말에 세부기준을 내놓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중소창업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액셀러레이터법은 2016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도입됐다. 해당법안에는 액셀러레이터를 정의하는 한편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등 액셀러레이터 육성 시책은 물론 팁스(TIPS) 등 민관 공동 창업자 발굴 사업, 등록된 액셀러레이터에 한해 정부가 모니터링 권한을 갖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액셀러레이터는 초기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을 종합 지원하는 벤처육성 기업을 뜻한다.

정부에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납입자본금 1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초기창업자 관련 사업에 출연한 재산이 5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 초기 창업자를 위한 보육공간을 갖추고 전문인력 2명 이상을 상시 보유해야 한다. 등록 후엔 전체 투자금 50%를 설립 3년 이내 중소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중기부는 그 동안 더 많은 사업자가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하고 지원을 받도록 제도를 운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시장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일방적인 운영 방침이 문제로 꾸준히 지적됐다.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고 심지어 보육공간조차 없는 액셀러레이터들이 정부 지원금을 노리고 등록을 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액셀러레이터 등록 제도 규정을 손보는 가장 큰 이유다.

김삼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바른미래당)에 따르면 9월 현재 정부에 등록된 전체 197개 액셀러레이터 중 2017년 등록법 도입 이후 한번도 투자에 나서지 않은 곳은 122곳에 이른다. 심지어 보육공간 정보조차 제출하지 않고도 액셀러레이터로 등록된 경우도 적지 않다. 197곳 중 42곳이 보육공간 정보가 없었다.

또 상위 10개 업체 투자액은 518억원이었다. 총 투자액 933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사실상 활발한 활동을 하는 소수 액셀러레이터 외에는 사업자 등록만 돼있는 셈이다.

오기웅 정책관은 "최소한 창업기업이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액셀러레이터 기본 요건을 점검해야 할 의무는 정부에 있다"며 "제도 도입 2년 이상이 흘렀기 때문에 이제는 실질적으로 생태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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