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발표·IPO 연말 예정
‘시장 뒤집기’ 노리는 업계

국내 바이오 업계가 올 연말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굵직한 바이오 기업 IPO(기업공개)와 임상 3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이를 기점으로 침체된 현 바이오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한편 그간의 암울한 실적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부터 국내 바이오 기업 일부가 임상 3상 실적과 IPO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픽사베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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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회서 임상 결과 발표 주루룩

국내 바이오기업 임상 발표는 11월부터 줄줄이 예정됐다. 11월 7일부터 항암면역학회(SITC2019)에 이어 미국심장학회(ACC 2019), 미국류마티스학회(ACR 2019) 등 주요 국제학술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이 자리에서 메지온과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기업은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한다.

메지온은 미국심장학회에서 희귀심장병 치료제 '유데나필'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한다. 유데나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치료제다. 임상3상 결과로 미국 특허청(UPSTO)에 추가 용도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임상 발표에 기대감이 커진다.

셀트리온은 11월 미국 류마티스학회에서 램시마IV에서 램시마 SC로 약물을 변경해 투약하는 ‘스위칭’ 임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에서는 6월 유럽서 발표한 램시마SC와 램시마IV의 동등성 증명 관련 데이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램시마SC의 유럽 최종승인이 11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임상 결과 발표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셀트리온 측은 "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하는 내용 중 새로운 내용은 6월 유럽서 발표한 내용과 다른 것이 없다"며 "램시마SC 유럽 최종승인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임상을 진행하는 비보존 역시 연내 임상3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비보존은 5월부터 3개월간 복부성형술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오피란제린이 기존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미국 임상3상 결과를 12월 발표한다. 지난해 진행한 임상 2상에서 한올바이오파마는 각막손상개선과 안구불편감 등 부문에서 자체 치료물질이 위약 대비 빠르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증권가는 한올바이오파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12월 HL306 탑라인 결과를 예상한다"며 "최근 종료된 중국 임상2상에서도 기존 임상2상과 동일한 경향을 보인 것이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대치 높은 파이프라인 임상 단계 진전으로 인한 성공확률 조정으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3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침체기 뒤엎자’…끝 모르는 IPO 도전장

IPO에 거는 기대도 높다. 일부 바이오 기업들은 현재 IPO를 시도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줄은 서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바이오 업계의 지속적인 IPO 도전이 현재 침체기에 놓인 상황을 뒤엎을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한 바이오기업은 천랩과 노브메타파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티씨엠생명과학, 리메드, 신테카바이오, 메드팩토 등이다.

눈길을 끄는 기업은 마이크로니들(Micro Needle·약물을 수백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미세한 구조물을 형성해 피부장벽 속으로 직접 약물을 전달하는 신개념 경피 흡수 약물전달체계) 전문 라파스다. 이 업체는 앞서 자체 개발 중인 골다공증 치료 패치제 임상1상 투약을 개시했을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료 패치제 비임상 단계에서 보령제약에 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했다.

라파스 공모 주식수는 총 160만주다. 공모 예정가는 2만4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공모예정금액은 384억원에서 464억원 규모다.

코스피 상장을 노리는 최태원 SK회장의 야심작 ‘SK바이오팜’에 거는 희망도 크다. SK바이오팜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했다.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약 연구 개발을 시작해 중추신경계 및 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SK바이오팜은 현재 총 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SK바이오팜 기업가치를 5조원대로 추정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SK바이오팜 상장 등 투자결실이 동사 배당확대로 이어질 듯 하다"며 SK 목표가를 기존 28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