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마케팅 및 5G 투자 비용 증가로 3분기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배보다 배꼽이 컸다. 마케팅과 설비투자 비용이 분기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5G 가입자 급증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현재로선 5G가 실적악화의 주범이 된 셈이다.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매출액 4조5612억원, 영업이익 3021억원, 순이익 2744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2018년 3분기 대비 매출은 9.0% 늘었고,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 순이익은 73.9%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지분법상 이익 감소 때문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제공
당초 증권가는 SK텔레콤의 3분기 추정 영업이익을 3300억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마케팅비와 설비투자비의 압박을 피하지 못해 콘센서스에 부합하지 못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설비투자(CAPEX)에 6610억원을 집행했다. 2018년 동기 4021억원 대비 2589억원을 더 썼다. 마케팅 비용도 3분기에만 7878억원을 썼다. 2018년 같은 기간(7361억원) 대비 517억원을 추가로 지출했다. CAPEX와 마케팅비용을 합친 금액은 3106억원이다. 3분기 영업이익을 상회한다.

무선(이동전화) 매출이 2018년 3분기 대비 증가 전환한 것이 위안이다. 3분기 무선 매출은 5G 가입자 확대로 2조48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1%, 2분기 대비 2.1% 늘었다. 반면 무선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과 감가상각비 증가 영향으로 2018년 3분기 대비 578억원 줄었다.

3분기 가입자당월매출(ARPU)은 3만1166원을 기록했다. 데이터 사용 증가, 5G 요금제 출시로 2분기(3만755원) 대비 1.3% 늘었다. 7분기 만의 반등을 보여준 2분기 이후 증가세를 이어간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9월말 기준 154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 3분기 연결기준 실적.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3분기 연결기준 실적.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3분기 매출 중 비(非) 무선 매출 비중은 45%를 넘어섰다. 미디어, 보안, 커머스 사업이 실적을 견인해서다. SK텔레콤이 이통사를 넘어 뉴ICT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함을 보여준다.

3분기 IPTV 매출은 3337억원으로 2018년 3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옥수수’와 방송3사의 ‘푹’을 통합해 9월 새 OTT 서비스 ‘웨이브’를 출범했다.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해 정부 인허가 절차를 밟는다.

보안 사업 매출은 ADT캡스와 SK인포섹의 성장에 힘입어 2분기 대비 3%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했다. ADT캡스와 SK인포섹은 다양한 신규 IoT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이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커머스 사업 매출은 11번가의 수익성 중심 경영과 SK스토아의 매출 증가로 1885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SK텔레콤은 뉴ICT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통신, 커머스, 디지털콘텐츠, 미래 ICT 4대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한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카카오와 전방위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뉴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