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머리카락이 부럽습니다. 굵고 곧으며 건강해요. 이렇게 축복받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니, 한국이 뷰티에 이어 세계 모발 케어 유행을 이끌 것입니다. 한 수 배우고 싶네요."

루크 카바나 다이슨 선임 리서치 엔지니어는 6년간 퍼스널 케어 팀에서 일했다.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에어랩 스타일러 등 헤어케어 제품이 그의 작품이다.

기계 공학을 전공한 그는 머리카락의 특성을 알기 위해 ‘모발 섬유소 차원해석’을 진행했다. 차원해석은 물리량과 또다른 물리량의 관계를 해석하는 수학·공학 수법이다. 드라이와 스타일링이 머리카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기 위해서다.

카바나 엔지니어는 한국에 세계 최초 개설된 다이슨 헬스&뷰티 리서치 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1년간 한국인의 머리카락 특성을 연구했다.

그는 "아시아인과 유럽인의 머리카락 특성은 아주 다르다. 아시아인의 머리카락은 생머리다. 단면적도 넓다. 잘라보면 반듯한 원형이어서 머리카락이 구부러지지 않고 곧게 펴진다. 반면, 유럽인은 머리카락 단면이 타원형이다. 자라면 조금씩 구불구불해진다."고 설명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머리카락 두께는 80㎛~100㎛로, 60㎛~80㎛ 선인 유럽인보다 단연 두껍다. 그만큼 머리카락 표피층, 큐티클(Cuticle)이 많다. 멜라닌 농도도 높고 색깔도 짙다. 덕분에 햇빛이 내리쬐도 잘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

카바나 엔지니어는 머리카락 연구 결과 이끌어낸 이 결론을 반영한 ‘특화 제품’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가능한 많은 연구 결과가 있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와 다이슨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개설된 다이슨 헬스&뷰티 리서치 랩이다.

"사실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와 에어랩 스타일러, 액세서리 자체가 머리카락 특성을 고려해 만든 최적화 제품이다. 이후에도 연구를 지속해 소비자가 더 다양한 헤어케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루크 카바나 다이슨 선임 리서치 엔지니어. / 다이슨 제공
루크 카바나 다이슨 선임 리서치 엔지니어. / 다이슨 제공
카바나 엔지니어는 인터뷰 내내 자신의 작품인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를 자랑했다. 강력한 바람과 더 많은 공기 흐름을 만드는 이 제품은 머리카락을 말리는 데, 고유의 헤어 스타일을 만드는 데 가장 알맞은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외관부터 멋있지 않나.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1분에 11만번 이상 회전하는 디지털 모터를 개발했다. 일반 헤어드라이어의 모터보다 성능이 세배 이상 좋다"며 "단순히 강한 바람만 내뿜는 제품이 아니다. 사용 시 손목 피로를 줄이기 위한 무게 밸런스, 헤어 스타일링에 알맞은 사용 편의까지 녹여낸 제품이다"고 밝혔다.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도 카바나 엔지니어가 아끼는 제품이다. 이 제품에도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와 대응한, 비행기 관련 기술이 적용된 모터가 탑재된다.

머리카락에 대해 기술적으로 접근한다. 스타일링과 헤어 케어를 원하는 소비자도 연구한다. 더 나은 제품,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기술 연구·개발에 힘쓴다.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가 다이슨의 헤어케어 제품 기획을 이끄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이다. 머리카락 건강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카바나 엔지니어는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과 추운 겨울을 주의하라. 여름에는 모자를 쓰거나 해서 머리카락에 가해지는 자외선을 차단해주면 좋다. 염색, 탈색을 즐기는 한국인이 많다. 아무리 머리카락이 건강해도, 이 경우 자외선을 차단하는 멜라닌이 많이 사라진다"고 조언한다.

이어 "한국의 겨울은 아주 춥다. 머리카락도 자주 젖는다. 습기는 머리카락 건강을 해치므로 바로 말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모와 스타일을 가꾸는 ‘그루밍 문화’가 한국 남성에게 퍼지고 있다면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를 쓰면 쉽게 스타일을 꾸밀 수 있다고 말한다. 쓰기 쉽고 간편해 스타일링을 귀찮게 여기는 남성들에게 딱 알맞다는 농담도 곁들였다. 여기에 머리카락 컨디셔너를 함께 쓰면 윤활제 역할을 해 남성 그루밍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카바나 엔지니어는 "한국은 다이슨에게 아주 특별한 시장이다. 헬스 & 뷰티 연구소를 세계 최초로 세운 것도 같은 의미다. 한국은 스킨케어에 이어 뷰티 시장 유행을 이끄는 나라다. 자연스레 머리카락 케어 유행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이 역사가 일어나는 데 힘을 싣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