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는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오포 ·비보·샤오미·리얼미 등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제조사들에게도 밀리는 모양새다.

LG전자 듀얼스크린 5G 스마트폰 V50S씽큐. / LG전자 제공
LG전자 듀얼스크린 5G 스마트폰 V50S씽큐. / LG전자 제공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10월 31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2019년 3분기 브랜드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 비중은 2%다. 지난해 같은 기간(2.8%)보다 0.8P 줄었다. 순위로는 9위를 기록해 10위권을 간신히 지켰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LG전자를 앞섰다. 화웨이, 오포, 샤오미, 비보, 리얼미 등 중국 제조사 5곳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리얼미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만 해도 점유율 0.3%로 영향력이 미미했으나 올해 2.7%를 기록, 빠르게 성장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흥시장인 인도, 중국을 잡은 덕분이다.

2019년 3분기 브랜드별 세계 스마트폰 출하 비중.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2019년 3분기 브랜드별 세계 스마트폰 출하 비중.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2019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확인됐다. MC사업본부는 2019년 2분기에 비해 적자 폭을 줄였으나 흑자 전환에 실패,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3분기 매출은 1조5223억원, 영업손실은 1612억원이다. 생산 공장 해외 이전으로 인건비 및 원가 개선에 나섰지만, 아직 눈에 띌 만한 실적 개선 효과가 나오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주력 시장인 북미·한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 2019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매출이 1조5000억원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다"며 "생산지 효율화 등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2020년 사업 성과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5G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건다. 듀얼스크린 5G 스마트폰 ‘V50S 씽큐(해외명 G8X씽큐)’를 1일 북미 시장에도 선보인다. 북미 시장은 LG전자 스마트폰이 인기 있는 지역이다.

LG전자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매출 성장을 위해 내년에 열리는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며 "프리미엄급과 중가대 제품 라인업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문자 개발생산(ODM)’도 저가 모델에서 중가 보급형 모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원가 구조 개선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매출 규모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계기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프리미엄 제품 생산 등 선순환 구조를 이룰 예정이다. LG전자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다만,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엔 이르다. 2019년 4분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아 2020년 상반기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신제품 V50S씽큐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2020년 5G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투자로 인해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