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춤한 VR에 IPTV로 숨 불어넣기

이광영 기자
입력 2019.11.04 15:33 수정 2019.11.04 15:35
KT가 IPTV에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다. IPTV 플랫폼 고도화는 물론 시장 개화가 이뤄지지 않아 주춤했던 VR 사업에 숨을 불어넣은 셈이다. 해답은 개인화 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찾았다. VR을 게임이나 전용콘텐츠 제공에 국한하지 않고, TV시청이라는 일상 영역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 사업본부장은 4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IPTV 3대 혁신 서비스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VR 사용자 경험을 분석한 결과 고객은 이용시간의 80%를 방송이나 VOD 등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데 썼고, 게임은 20%에 불과했다"며 "평일 1시간 이상 이용 고객이 절반 이상, 주말 2시간 이상 이용 고객이 60~70%인데 VR기기에 IPTV를 접목하면 VR 대중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T는 VR 환경에서도 IPTV를 즐길 수 있는 ‘슈퍼 VR tv’를 출시했다. VR 대중화를 위해 기존 서비스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고화질 영상을 VR로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KT 모델이 ‘슈퍼 VR tv’를 소개하고 있다. / KT 제공
슈퍼 VR tv는 180인치 와이드맥스 스크린에서 장시간 시청해도 어지럽지 않도록 사람의 시야각과 가장 유사한 인체공학적 사용자 환경(UI)을 새롭게 설계했다. 화질 손실 없이 4K UHD 영상 품질을 VR로 그대로 유지하도록 기술적 측면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은 "앞으로 쏠리는 등 기존 VR 기기 무게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중국 피코(PICO)사와 협력해 267g쯤의 경량성 기기를 개발했다"며 "호불호가 있었던 와이드 맥스 화면도 65인치부터 180인치까지 사용자가 단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KT는 2018년부터 VR 사업에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다. 성과는 미미했다. 2018년 3월 GS리테일과 손잡고 국내에서 VR테마파크 ‘브라이트’ 운영을 시작했지만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전략을 바꾼 GS리테일과도 결국 결별했다. 신촌점만 독자적인 직영점 형태로 운영한다. 2018년 발표한 가맹점 사업(2020년까지 200개 오픈 목표)추진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글로벌 IT 기업 구글은 10월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에서 VR 콘텐츠 플랫폼 사업인 ‘데이드림’ 사업 중단을 공식화했다. 3월에는 VR 콘텐츠를 개발하는 영상 스튜디오 ‘스포트라이트 스토리’의 문을 닫았다. VR 사업에서 발을 빼고 AR(증강현실) 사업에 주력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킬러콘텐츠와 기술 안정성 부재로 글로벌 VR 사업의 몰락을 예견하는 분석도 나온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 / 이광영 기자
KT는 VR이 게임기가 아닌 영상 감상의 역할로 특화해 대중화할 수 있다고 본다. 김훈배 단장은 "구글의 VR 사업은 게임에 국한돼있다"며 "우리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게임보다는 영상 감상을 위해 VR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았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비싼 기기 가격도 VR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다. 현재 KT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피코 VR 기기는 45만원에 달한다. KT는 IPTV와 VR을 접목한 상품을 출시해 고객의 부담을 덜었다.

슈퍼 VR tv는 올레 tv의 실시간 채널과 VOD는 물론 게임∙스포츠 등 3000편의 VR 전용 콘텐츠를 월 9900원(3년 약정·복수회선 기준)에 즐길 수 있다. 슈퍼 VR tv 전용 요금제 3종에 가입하면 슈퍼 VR 기기를 월 1만1000원(3년 약정)에 이용 가능하다. KT 인터넷, 올레 tv, 올레 tv 복수단말 신규 가입자에게는 슈퍼 VR 기기를 무료 제공한다.

김훈배 단장은 "VR은 HMD 등 기기 구매부담 측면에서 장벽이 있었다"며 "VR에 IPTV를 접목하고 셋톱 이용료도 줄어들면서 고객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VR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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