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독자 CPU 아키텍처 개발 중단…미 오스틴연구소 개발조직 연내 해체

최용석 기자
입력 2019.11.04 16:20 수정 2019.11.04 17:01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모바일 CPU 아키텍처 개발을 중단한다. 미국 오스틴에 있는 연구소의 관련 개발 조직도 해체한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지역 방송사 KXAN을 비롯한 외신들은 1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미국 내 R&D 센터에서 개발 중인 자체 모바일 CPU 아키텍처의 개발을 중단하고, 12월 31일까지 290여 명의 관련 인력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자체 개발 CPU코어를 탑재한 ‘엑시노스 9820’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 삼성전자 제공
폐쇄되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R&D 센터는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의 ‘삼성 오스틴 연구 센터(Samsung Austin R&D Center, SARC)’와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위치한 ‘어드밴스드 컴퓨팅 랩(Advanced Computing Lab, ACL)’ 등 두 곳이다. 해당 연구소의 폐쇄 및 관계 직원들의 정리 등의 내용을 담은 문건이 미국 텍사스 노동위원회(Texas Workforce Commission)에 제출됐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연구센터는 지난 2010년 설립되었다. AMD 출신의 연구 인력들을 중심으로 자체 개발 아키텍처 기반 모바일 CPU를 꾸준히 선보였다. ‘몽구스’라는 코드명의 이 CPU는 현재 4세대 제품까지 개발되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Exynos)’ 시리즈에 적용되어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스마트폰 제품군에 꾸준히 탑재되어왔다. 삼성전자가 그간 오스틴 연구소와 공장에 투자한 비용은 약 170억 달러(약 19조7000억원)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CPU 아키텍처 포기설은 소문만 무성하다가 지난 10월 초부터 본격화됐다. 이즈음 삼성전자가 해당 연구소 개발자들에게 연구소의 연내 폐쇄 및 인력 정리 방침을 통보했고, 일부 개발자들이 이를 해고 정보 관련 사이트 등에 공유하면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체 아키텍처를 포기하는 이유로 퀄컴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모바일 CPU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 사양이나 성능은 우수한 편이었지만, 모바일 CPU에서 중요한 전력 소비 효율과 발열, 멀티코어 효율 등에서는 경쟁사 제품 대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는 것.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CPU 아키텍처만 포기할 뿐 기존 모바일 CPU 개발은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다음 제품에는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ARM의 최신 코텍스(Cortex) CPU 코어를 기반으로 일부 기능을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3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텍사스 오스틴의 제조 라인 역시 그대로 유지한다. 또한, 최근 AMD와 함께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함께 추진 중인 모바일 GPU 개발은 변함없이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글레이즈(Michele Glaze)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 대변인은 KXAN을 통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추후 취업처를 알선하는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라며 "우리는 이번 일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매우 힘들고 어려운 결정이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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