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콘텐츠 업계 "시장은 빠른데 각종 규제로 시간 허비"

김형원 기자
입력 2019.11.06 17:53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투자확대는 환영하지만, 걷어내고 고쳐야 할 규제와 정책은 아직 많다는 의견이다.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5G시대의 실감콘텐츠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략 및 정책'이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실감콘텐츠 정책을 담담하는 ▲남철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 과장과 ▲전진수 SK텔레콤 상무 ▲박정호 KT 상무 ▲신연근 LG유플러스 팀장 ▲김재혁 레티널 대표 ▲박재완 맥스트 대표 ▲김성근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박선욱 서커스컴퍼니 대표 ▲이광희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본부장 등 국내 통신 3사를 비롯한 국내 실감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 / 김형원 기자
김재혁 레티널 대표는 "시장에 맞는 연구지표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수치대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물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실감콘텐츠가 신생분야인 만큼 평가자 전문성 결여 등 현행 평가 제도에 문제가 있다"며 "시장에 맞춰 심사평가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실감콘텐츠 인·허가가 이중적이고 복잡하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근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VR어트렉션은 게임산업법과 문화산업법 2개의 규제를 받고 있다"며 정부는 실감콘텐츠 산업발전을 위해 인·허가 체계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시뮬레이터 등 VR어트랙션은 게임물로 분류돼 게임심의가 필요하다. 심의필증을 받기 위해서는 KC인증까지 받아야 한다. 정책 개선 전에는 KC인증을 위해 ‘전기용품'과 ‘전자파' 등 2개 받아야 했다.

VR테마파크의 경우 건축법이 발목을 잡는다. 150평을 초과하는 종합게임장은 현행법 테두리에서는 일반 주거지역 부근 설치가 어렵다. 때문에 백화점, 대형 쇼핑몰 등지에서만 사업장을 설치할 수 밖에 없다.

VR어트랙션은 아케이드 게임으로 분류돼 게임심의에 있어서도 제약을 받는다. 김성근 부사장은 "일반 게임의 경우 전체부터 19세이용가까지 심의등급이 세분화 돼 있지만 아케이드 게임으로 취급받는 VR어트렉션은 15세와 19세 이상으로 심의 등급이 2개밖에 없다. 게다가 공포물의 경우 대부분 19세로 심의가 나기 때문에 콘텐츠 수출에 제약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AR 원천기술을 보유한 박재환 맥스트 대표는 "세계 9000개 회사가 우리 기술을 쓰고 있다. AR의 경우 일반산업에 적용되는 등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뿐만이 아니라 플랫폼이나 기술에도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문화예술교육 실감콘텐츠 제작사 서커스 컴퍼니의 박선욱 대표는 "세계적인 안목으로 볼때 VR보다 AR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내 입찰용역은 VR에 몰려있다"며 "AR콘텐츠 육성 지원책도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또 "정부가 원하는 것은 100인데 책정되는 금액은 10정도라며 보다 현실적인 예산배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실감콘텐츠 분야는 인재 부족이 문제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진수 SK텔레콤 상무는 "국내 인재가 너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관련 인재들이 국내에 있어도 게임 개발쪽에 많아 교육 등 실감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며 "개발자들이 실감콘텐츠 제작에 쉽게 뛰어들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심의·인증에 너무많은 시간이 든다고 꼬집었다. 전 상무는 "실감콘텐츠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콘텐츠 심의와 인증에는 너무 많은 기관 출입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각종 인허가를 원스톱으로 처리해 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박정호 KT 상무는 "국외에는 IARC 등 통합된 게임등급분류 체계가 있다. 심의를 받은 콘텐츠 74%쯤은 국내 심의기관과 동일한 등급으로 분류했다"며 "국외에서 이미 등급분류를 받은 콘텐츠는 국내에 곧 바로 적용해주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연근 LG유플러스 팀장은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실감콘텐츠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팀장은 중국 사례를 들며 "정부가 일관적인 태도로 5~10년 로드맵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글로벌 실력자가 몰리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9월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실감콘텐츠 초기 수요를 창출하고 실감콘텐츠 활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되는 공공·산업·과학기술 분야에 실감콘텐츠를 선도적으로 접목하는 가상‧증강현실(XR)+알파(α) 프로젝트’를 2020년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상암동 한국가상증강현실콤플렉스(KoVAC)에 200평 규모 입체 실감콘텐츠 제작 시설을 구축해 국내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가상·증강현실 기기 초경량화‧광시야각화 등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5G 실감콘텐츠 랩’ 운영 등을 통해 실감콘텐츠 인재를 양성하고 국외에 실감콘텐츠를 홍보·유통하는 거점공간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