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단의 블록체인 법률] 특금법 개정안 : ① 4차산업혁명 불씨 살리려면 보완 시급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입력 2019.11.12 06:00
특금법 개정안 네거티브 규제 전환해야
개정안, 범위 넓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국내 산업 발전 가로막아


올해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주석서와 지침서를 공표했다. 주석서는 구속력이 있지만 지침서는 구속력이 없다.

FATF는 이 안을 각국 입법에 반영토록 권고했다. 내년 6월 전까지 FATF 가입국은 가상자산 관련 규제 법령을 정비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FATF 권고안 발표 이전에 특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가 이뤄진다. 개정안은 FATF 권고안이 제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취급업소, 가상자산거래 개념을 정의했다. 가상자산 취급업소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취득하고 실명확인계좌 등 요건을 못 갖추면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신고 수리를 거부하거나 직권으로 신고를 말소할 수 있도록 했다. 신고 없이 가상자산거래를 업으로 하면 형사처벌도 받는다.

문제는 특금법 개정안에 포함된 가상자산, 가상자산취급업소 범위가 FATF 권고안 개념보다 넓다는 점이다. 또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로 인해 특금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지금도 거의 고사 상태인 우리나라 가상자산 산업은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테일 차이로 국내 산업 경쟁력 떨어져

FATF에서 정의한 가상자산 개념에서 가상자산은 ‘지불 또는 투자’ 수단으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개정안 가상자산 개념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이는 유틸리티형 토큰 발행과 운영 기업을 특금법 규제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 동안은 유틸리티형 토큰 발행과 운영에 증권성이 없다고 간주해 사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또 FATF에서는 다른 권고안 등으로 규제되는 법정통화, 증권, 금융자산 등에 이중 규제가 될 수 있어 가상자산 범위에 포함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특금법 개정안은 이런 내용이 없다. 법정통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증권 등 금융상품을 토큰화해 발행하거나 운영하는 기업도 주관 법령인 자본시장법이나 전자증권법이 아니라 특금법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입법목적에 벗어나 타 주무관청 영역에 속하는 가상자산 등 모든 업을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킨 셈이다.

가상자산취급업소 정의 규정·유형 차이도 해결해야

가상자산취급업소 정의 규정과 유형도 차이가 있다. FATF는 가상자산취급업소라는 용어 대신 가상자산서비스제공업자(VASP)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용어 자체에서 ‘고객’ 즉 제3자를 위하거나 대신하는 비즈니스임을 전제로 했다.

개념도 명확히 했다. 제3자 이익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자는 FATF에서 요구하는 여러가지 의무(고객확인의무, 의심거래보고의무, 고액현금거래보고의무 등)를 부과하지 않았다.

이는 FATF 권고안 자체가 자금세탁 등에 이용될 우려가 높은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가상자산취급업소를 기존 금융기관 범주에 포함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 등 불법자금 거래와 유통을 막기 위해 여러 의무를 부과하고 라이선스 등을 취득토록 했다. 금융서비스 이용자인 고객에게는 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다.

그런데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취급업소 개념에서 ‘for or on behalf of another natural or legal person’이라는 ‘고객’을 전제로 한 문구를 누락했다. 자기 사업을 위하거나 회사 여유자금으로 가상자산을 매매하거나 가상자산 교환을 하는 업체도 가상자산취급업소가 될 수 있다. ‘영업으로’라는 요건을 두고 제한을 했지만 FATF 취지와 달리 자본시장법이나 전자증권법 등 타법으로 규제해야 하는 가상자산 영역까지 전부 특금법 대상이 됐다.

FATF 권고안과 지침서는 가상자산 발행 행위 그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다만 가상자산 발행, 청약 등을 지원하는 금융거래 서비스 제공업자는 VASP 유형으로 별도 규정해 규제 대상화 했다.

특금법 개정안은 이를 누락했다. 또 FATF에서 규정한 VASP 유형 중 첫 번째인 ‘법정통화와 가상자산 간의 교환’라는 문구 대신 ‘가상자산 매도, 매수’라고 살짝 다르게 표시했다. 이는 제3자를 위한 서비스업자가 아니라 자기 사업을 위해 가상자산을 발행 형태로 판매하는 행위도 포함할 수 있도록 그 개념의 내포 범위를 확대 규정했기 때문이다. 위 유형이 이미 포함된 것으로 봤다.

개정안, 가상자산 산업 진입 규제법으로 악용 소지 높다

특금법 개정안은 이처럼 규제대상인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취급업소 내포와 외연을 넓게 규정했다. FATF 지침서에도 없는 ISMS 인증 취득과 실명확인계좌를 신고 거절 및 직권 신고 말소 사유로 규정했다. 사실상 가상자산 산업 진입규제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은 셈이다.

물론 특금법 개정안과 FATF 권고안은 목적과 취지가 가상자산 산업 보호나 진흥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인 가상자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자금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특금법 개정을 계기로 가상자산 산업 발전이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특금법 개정으로 가상자산 산업 진입 자체를 차단하거나 가상자산 산업 자체를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 자체로 자금세탁방지라는 특금법 목적과 입법 취지에 벗어나게 된다.

각 국에서 개별적으로 더 강한 규제를 도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범위가 너무 넓어 자본시장법 등 타 법 규제 대상까지 포함하거나 해당 법 입법목적과 달리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국민 기본권의 과도한 침해와 신기술 산업 위축 등 국민 자유와 국가경제발전 관점에서 간과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권단 법무법인(유)한별 변호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학사,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에서 금융투자전공 석사, KAIST 지식재산대학원에서 공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사법연수원 32기 수료 후 법무법인(유) 동인 금융팀 파트너 변호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MBA 겸임교수, KAIST MIP 저작권/엔터테인먼트 특강 강사,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 이사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한별에서 블록체인자문팀과 벤처스타트업센터의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 네오위즈홀딩스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별위원회 임원, 중소벤처기업법포럼 상임이사, 후오비코리아 블록체인스타트업 멘토링 등 벤처스타트업과 블록체인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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