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침체에 우본도 중소기업도 '울상'

류은주 기자
입력 2019.11.15 06:00
알뜰폰(MVNO) 시장 침체가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덩달아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 상품을 수탁 판매하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도 울상이다.

15일 우본에 따르면 알뜰폰 판매 실적은 2016년 36만9300건쯤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7년부터 감소세를 보인다. 2019년 10월 기준 판매량은 5만8800건에 불과하다. 2018년 7만4700건쯤의 판매를 했는데, 2019년에도 역신장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판매량 저조는 수수료 수익 축소로 이어진다.

./ IT조선 DB
우본 한 관계자는 "2018년 알뜰폰 판매 수수료 수익은 40억원쯤이었지만 2019년 10월 기준 25억원쯤으로 줄었다"며 "이통사가 선보인 보편요금제 등 영향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줄어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우체국 알뜰폰 업체로 등록할 수 있는 곳은 중소 업체다. CJ헬로 등 대기업 계열사는 입점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 우체국이 수탁 판매하는 알뜰폰 업체 수는 12곳이며 모두 중소 사업자다.

하지만 일부 중소 사업자들은 우체국 수탁판매에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알뜰폰 업체 한 관계자는 "알뜰폰을 팔아서 사실 얼마 남지도 않는데, 판매대금과 개통 수수료 일정 비율을 우체국에 지불하는 상황이다"며 "오프라인 판매 공간이 없는 알뜰폰 업체 입장에서는 적은 수익이 나더라도 감내하고 입점을 하고 있지만 수수료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중소사업자의 경우 판매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우체국 입점을 철수한 사례도 있다. 2017년 말 경영 악화 영향으로 이지모바일이 우체국을 통한 알뜰폰 판매를 중단했다. 서경방송도 2019년 초 위탁판매 업체로 선정됐지만 중도에 입점을 포기했다. 알뜰폰 사업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본 관계자는 높은 수수료를 챙긴다는 프레임을 만드는 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우본 측은 "우체국이 알뜰폰 업체를 대신해 홍보를 해준다는 장점이 매우 크다"며 "인건비 인상에도 불구하고 4년째 수수료를 올리지 않고 있으며, 수탁 판매를 원치 않으면 중간에 얼마든지 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고객들은 알뜰폰 업체명이 아닌 ‘우체국'이란 이름을 믿고 알뜰폰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알뜰폰 판매 후 사후 관리조차 우체국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원래 우체국은 알뜰폰 가입과 관련한 접수를 대행하는 역할만 해야하지만 실제로는 사후관리의 부담까지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자들의 불만에 우본의 고민도 깊어진다. 알뜰폰 가입자가 감소하니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데다 위탁 판매점을 확대했다간 우체국 직원들의 항의에 부딪힐 수 있다. 우체국 알뜰폰 도입 초반에도 ‘업무과중'을 우려하는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찮았다.

우본 한 관계자는 "2019년은 비록 시장이 침체됐지만 2020년은 어떻게 될 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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