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게임은 기자의 닉네임 하이쌤(highssam@chosunbiz.com)과 게임 세상을 합친 말로 화제가 되는, 주목할만한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소개하거나 게임 업계 이야기를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게임에 관한 다양한 읽을거리를 꾸준히 제공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지스타 2019 눈에 띄는 신작 4종
펄어비스 ‘도깨비’, 양산형 게임에 지친 이용자 위로할 작품될까
장르적 유사성 넘어 독창적인 해석 가미한 미호요 ‘원신’
넷마블 ‘제2의 나라’,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 보는 경험 제공
라그나로크 오리진, 여성향 요소 섞어 여성 이용자 공략한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가 17일 막을 내렸다.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등 한국 대형·중견 업체가 다수 불참한 대신, 다양한 국가와 규모의 기업이 행사에 참여해 빈 자리를 메웠다. 36개국 기업 691개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미 출시된 게임은 물론 신작도 다수 선보였다. 그 수많은 게임 중 눈에 띄는 게임 4종을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한다.

펄어비스 ‘도깨비’ 소개 영상의 한 장면. / 도깨비 유튜브 갈무리
펄어비스 ‘도깨비’ 소개 영상의 한 장면. / 도깨비 유튜브 갈무리
지스타에 처음 참가한 펄어비스는 ‘펄어비스 커넥트 2019’를 개최하고 신작 게임 4종 소개 영상과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모든 영상을 별도 시네마틱이 아닌 게임 화면으로 구성하고, 플랫폼·장르 폭까지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다. 참여 업체와 방문객 사이에 ‘지스타 2019’의 주인공은 펄어비스였다는 반응도 적지 않게 나온다.

마치 펄어비스의 주력 게임 ‘검은 사막’처럼 분위기가 무겁고 현실감 있는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 ‘붉은 사막’, ‘섀도우 아레나’, ‘플랜8’ 사이에서도 유독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게임은 ‘도깨비’였다.

도깨비는 사람들의 꿈에서 힘을 얻고 성장하는 도깨비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수집형 오픈월드 다중접속온라인(MMO) 게임이다. 소개 영상에서는 도시를 배경으로 아이와 도깨비가 힘을 합쳐 ‘공사장’에서 폭주하는 몬스터를 제압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작곡가 ‘별들의 전쟁’이 작곡한 K팝 스타일 배경음악도 인상적이었다.

펄어비스 ‘도깨비’ 소개 영상, 배경음악은 ITZY ‘달라달라’를 작곡한 ‘별들의 전쟁’이 제작했다. / 도깨비 유튜브 채널

이 게임은 2020년 베타 테스트 진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펄어비스는 도깨비를 과거에는 모바일게임으로 제작할 생각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PC·콘솔 플랫폼에서 우선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을 PC, 콘솔에 출시하는 것보다는 그 반대의 경우가 질적 측면에서 뛰어난 경우가 많아 기대해볼 만하다.

최근 한국 게임시장에 등장하는 게임은 대부분 ‘아재’ 이용자를 노린 판타지 세계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었다. 이 점에서 도깨비는 특별하다. 같은 틀로 찍어낸 듯 차별성이 없는 ‘양산형 게임’에 지친 이용자들을 위로하는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도깨비는 온 가족,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이 게임에 대한 세부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함영철 펄어비스 실장은 "소개 영상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가 게임에 대한 정보를 실제로 담고 있을 정도로 치밀하게 만들어졌으므로 영상을 통해 게임 플레이를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B2C관 입구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미호요는 전시장에서 신작 ‘원신’과 최근 2주년을 맞은 ‘붕괴3rd’ PC버전을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 / 오시영 기자
B2C관 입구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미호요는 전시장에서 신작 ‘원신’과 최근 2주년을 맞은 ‘붕괴3rd’ PC버전을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 / 오시영 기자
미호요 신작 ‘원신’도 다수 방문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넓은 필드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오픈월드 어드벤처 장르 게임 원신은 환상의 땅 ‘티바트’에서 신의 선택을 받은 여행자가 ‘신의 눈’이라는 능력으로 원소의 힘을 다스리며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게임은 행사에서 시연 버전을 공개하기 전에는 같은 장르 게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이유로 비판받기도 했다. 외곽선이 보이는 만화풍 그래픽이나 기초적인 게임 진행 방식 등 실제로 유사한 부분도 있다.

미호요 ‘원신’ 소개 영상. / 원신 유튜브 채널

하지만 미호요는 다양한 캐릭터로 팀을 꾸려 태그하며 전투를 벌이거나, 원소 조합으로 공격하는 독창적인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는 이용자의 우려를 씻어내고 원신이 장르적 유사성에서 벗어나 이 게임만의 짜임새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요소다.

원신은 ‘페이몬’이라는 귀여운 마스코트 캐릭터와 음성·자막 전면 한국어화 덕에 이야기 진행에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업계에서 중국 게임 개발력·게임성이 한국 게임을 추월했다는 목소리가 일부 나오는 이유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을 정도였다. 미호요는 원신을 2020년에 플레이스테이션4, 모바일, PC 플랫폼으로 출시할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지스타에서 선보인 개발 버전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넷마블 ‘제2의 나라’ 시연 영상. / 촬영, 편집=노창호 PD

넷마블이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한 ‘제2의 나라’는 제2의 나라는 ‘니노쿠니’ 지식재산권(IP)을 원작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보인 넷마블네오가 개발하는 모바일 MMORPG다.

니노쿠니는 레벨파이브와 지브리 스튜디오가 공동 개발했다. 이 덕에 그래픽, 이야기 측면에서 마치 한 편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넷마블은 시연 빌드에서 로그, 디스트로이어, 위치 엔지니어, 소드맨 등 직업 5가지를 마련했다. ‘킹덤’이라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다른 이용자와 협력·경쟁해 자신이 속한 길드를 발전시키는 나가는 것이 주력 콘텐츠다. 킹덤이 수도로 지정되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독특한 시스템도 있다. 이용자는 모험 중 마주치는 나무나 돌, 동물을 주워 옮길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자신의 킹덤을 꾸미는 등 자유도 높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같은 오브젝트라도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이용자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넷마블은 정령 ‘이마젠’ 100여종을 수집·육성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 게임은 2020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대표 사진. / 그라비티 제공
라그나로크 오리진 대표 사진. / 그라비티 제공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한동안 자체 개발 신작이 뜸했던 그라비티가 개발하는 모바일 MMORPG다. 그라비티가 지스타에서 선보인 신작 8종 중에서도 주력으로 꼽힌다.

이 게임은 오리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기자기한 원작 PC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 감성을 모바일에 담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다. 그러면서도 그래픽 수준이나 게임성은 원작 PC 게임보다 향상한다. 캐릭터 눈이나 코, 표정 등 작은 요소에도 세부 애니메이션을 넣어 섬세하게 표현했을 정도다.

보통 MMORPG는 남성 위주의 코어 이용자를 목표 이용자층으로 삼는 경우가 잦지만,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여성향 게임’의 특성을 넣어 여성 이용자에게도 다가간다. 게임을 쉽게 만들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여성이 좋아하는 ‘카메라 촬영’이나 귀여운 ‘탈것’은 물론, ‘무도회’, ‘잡지’ 등 독특한 콘텐츠를 다수 담는다.

예를 들면 잡지 시스템은 현실 세계의 잡지에서 인기 스타가 지면을 장식하듯, 랭킹이 높거나 스타일이 좋은 이용자를 소개하는 시스템이다. 이용자가 직접 잡지 표지 모델이 되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시연 영상. / 오시영 기자

그라비티는 이에 더해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시스템과 소품을 대거 추가하고, 가까이서 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캐릭터를 꾸미고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반길만한 요소다.

전투의 경우, 기본적으로 논타겟팅 방식으로 진행한다. 스킬을 터치하면 범위가 마치 다중접속대전게임(MOBA)을 할 때처럼 표시된다. 모바일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논타겟팅 방식으로 다수의 적에게 스킬을 적중시키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제작진은 이 게임을 통해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에 더해 브랜드 파워가 강한 라그나로크 IP에 여성향 요소까지 섞어 여성 이용자를 실제로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