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일반담배에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인체 유해성을 줄인 전자담배에는 담뱃세가 없다. 영국 정부는 전자담배가 금연보조제에 가깝다는 인식이며, 현지 담배업계는 정부 정책이 일반담배 사용자를 전자담배로 재빠르게 전환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영국 한 매장 내 전자담배 제품, 영국의 경우 전자담배는 매대에 노출돼 있지만, 일반담배는 별도의 문으로 가려 제품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 김형원 기자
영국 한 매장 내 전자담배 제품, 영국의 경우 전자담배는 매대에 노출돼 있지만, 일반담배는 별도의 문으로 가려 제품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 김형원 기자
영국 담배업계에 따르면 현지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담뱃세는 80~90%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부가세 제외 기준 63% 수준이다. 영국 담뱃세는 연초 양을 기준으로 종량종가 방식으로 책정된다. 보통 담뱃세는 80%지만 일부 저가담배의 경우 담배 가격에서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에서는 전자담배에 담뱃세를 메기지 않는다. 일반 제품과 같이 현지 소비세(VAT) 20%만 부과할 뿐이다.

영국 정부가 전자담배에 담뱃세를 부과하지 않는 이유는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일반담배 대비 적다는 연구자료와 소비자 인식 때문이다.

영국 보건당국 PHE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대비 덜 해롭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일반담배에서 배출되는 인체유해물질이 전자담배에서는 95%이상 줄어다는 것이다.

‘로직(Logic)’ 브랜드 전자담배를 현지 판매하는 JTI 한 관계자는 "영국은 인체와 사회에 대한 위험요소를 기준으로 담뱃세를 책정한다"라고 말했다.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기 때문에 일반담배와 같은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논리다.

JTI 관계자는 "영국의 경우 전자담배에 담뱃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이 흡연자를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고, 담뱃세 미부과로 낮아진 전자담배 가격은 영국 소비자에게 일반담배 사용을 자제하는 동기를 부여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전자담배 업계는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시각이다. 입법조사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니코틴 함유량 1㎖으로 볼때 한국은 1799원, 포르투칼 720원, 이탈리아 444원, 핀란드 360원, 미국(노스캐롤라이나) 55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