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핵심은 역동성이다. 어떤 종류의 BMW를 타도 제품의 핵심이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BMW와 함께하는 즐거움은 고성능 브랜드 M에서 극대화된다. 고급 자동차 브랜드 중 BMW는 유난히 젊은 느낌이 강하다. M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BMW는 SUV(Sports Utility Vehicle)조차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고 부른다. 실용성(Utility)보다 활동성(Activity)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야기다.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매끄러운 디자인 속 숨겨진 고성능 요소들
X4 M은 독특한 차다. X4 M은 X3 M과 함께 BMW에서 선보인 첫 중형 고성능 SUV다. 여기에 스포츠 쿠페를 연상케 하는 매끄러운 지붕선으로 경쟁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실루엣을 갖췄다. BMW가 X4 M을 SAC(Sports Activity Coupe)로 소개하는 배경이다.
차 크기는 길이 4760㎜, 너비 1925㎜, 높이 1620㎜, 휠베이스 2810㎜ 이다. SUV보다 해치백을 연상케 하는 비례감이 눈에 띈다. 적당한 크기의 근육질 몸은 단단하면서 둔하지 않은 인상을 준다. 차의 달리기 실력을 디자인에 작 녹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어링 휠이 꽤 두툼하다. 손에 꽉 차는 느낌이 좋다. 고속구간이나 회전구간에서 안정감을 주는 구성이다. 디스플레이화면과 센터페시아의 각 조작부가 운전석을 향해 살짝 기울어져있다. 고급 소재를 아낌 없이 썼지만 실내 구성은 의외로 단순하다. 운전에 오롯이 집중하라는 배려다.
전면 공기흡입구와 에어블레이드, 리어 디퓨저와 외장 미러캡 등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적용했다. 심미성과 함께 성능까지 고려한 선택이다. 엔진룸에 설치된 스트럿바 역시 차체 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역동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넘치는 힘과 명민한 몸놀림
파워트레인은 직렬 6기통 3.0리터 M 트윈터보 가솔린 터보엔진과 자동 8단 M 스텝트로닉 변속기의 조합이다. 부드러운 엔진 회전질감 덕분에 ‘실키 식스(silky six)’란 별명이 붙은 BMW의 대표 엔진이다. 최고출력 480마력, 최대토크 61.2㎏·m, 0→100㎞/h 도달시간 4.2초 등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그 댓가는 복합 리터당 7.1㎞의 다소 아쉬운 연료효율이다.
차고가 세단보다 높다지만 X4 M도 어엿한 M 브랜드의 식구다. 한계가 꽤 높다. 평소보다 급회전구간을 빠르게 진입해도 불안감이 적다. 어지간한 조건이 아니라면 자세가 흐트러지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일부 고성능 SUV의 경우 하체가 힘을 받아주지 못하거나, 높은 차고 때문에 휘청거리는 불안감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X4 M의 밸런스는 시승 내내 만족스러웠다.
M전용 서스펜션에 전자제어식 댐퍼를 적용했다. 버튼 하나로 3가지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승차감 위주의 편안한 반응부터 노면의 상태를 세밀하게 전달하는 다소 단단한 세팅까지 고를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조향 성향 등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온몸으로 느끼는 운전의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