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뱅크는 철저하게 기술 의존 디지털 은행입니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혁신을 내놨습니다. 그 결과 금융 소외 계층이 금융 혜택을 받게 됐습니다. 개인 고객 74%가 블루칼라 근로자며 기업 고객 66%는 중소기업이라는 점이 그 방증입니다. 롱테일(블루칼라·중소기업) 몸통을 흔든 셈입니다."

에릭 챈 위뱅크 오픈플랫폼 총괄은 5일 서울 강남구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핀테크·블록체인 콘퍼런스 ‘FinD 2019’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통 은행에서 불가하거나 오래 걸리던 업무를 여러 기술로 극복했다"며 그 결과 대출 소외 계층이던 블루칼라와 중소기업에 여러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에릭 챈 위뱅크 오픈플랫폼 총괄. / IT조선
에릭 챈 위뱅크 오픈플랫폼 총괄. / IT조선
위뱅크는 텐센트를 포함한 중국 민영 기업의 투자로 지난 2014년 출범했다. 지분의 30%는 텐센트가 보유했다. 출범 5년이 되지 않아 기업가치는 20조원을 넘어섰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개업식 당시 직접 본사를 방문할 정도로 기대를 모은 곳이다.

에릭 챈 총괄은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 전통 은행과 어떻게 차별화 할 지를 고민했다"며 "여러 기술을 확보한 텐센트를 모태로 하는 만큼 기술에서 혁신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위뱅크는 이를 위해 블록체인과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4가지 기술에 여러 제품과 서비스 등의 혁신을 더했다.

일례로 AI를 고객 상담 챗봇을 활용했다. AI 기반 안면인식 기술도 도입했다. 전자실명제(eKYC)에 안면인식을 이용, 위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얼굴만 등록하면 된다. 블록체인 기술로는 안정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은행 간 공동대출 결제플랫폼 출시가 대표 사례다.

에릭 챈 총괄은 "블록체인은 디지털 혁신을 위한 인프라다"라며 "블록체인 덕분에 은행 간 비용은 발생하지 않았고 더 좋은 대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00만건 넘는 거래가 있었지만 시스템은 다운된 적이 없을 만큼 안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위뱅크는 ‘금융 블록체인 선전 컨소시엄(FISCO)’도 구축했다. FISCO는 비정부기구(NGO) 형식으로 다수 금융 기관과 기술 기업 등 117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블록체인 혁신 기구다. 오픈 컨소시엄 체인도 구성했다. 정부뿐 아니라 다수 기업과 블록체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 각 산업에 활용하고 있다.

위뱅크는 또 1억8000만명에 달하는 고객에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했다. 빅데이터는 고객 신용 평가에 활용하거나 위험 관리에 도입해 효과를 봤다.

FinD 2019 행사장 모습. / IT조선
FinD 2019 행사장 모습. / IT조선
위뱅크는 이같은 기술로 전통 은행과는 구별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제도권 은행에서 소외 받던 블루칼라 근로자와 중소기업에 대출이 가능해 인기를 끈 이유다. 틈새 상품을 제공해 사업 기반을 닦는 롱테일(Long-Tail) 방식이다. 위뱅크는 최근에는 다양한 금액 범위로 대출을 손쉽게 제공하면서도 일별로 이자를 따져 상환이 어느 때나 이뤄지는 모바일 전용 무담보 소액 대출을 내놨다.

에릭 챈 총괄은 "블루칼라의 75%는 소액을 빌릴 곳이 없어 어려워한다"며 "이들은 위뱅크 소액 대출을 이용하면 대출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1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신용 평가 때 어려움을 많이 겪는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도 제공한다. 회사 동의를 받아 위뱅크가 정부 기관과 직접 접촉해 신용 평가 문서를 검토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어떤 문서도 제출할 필요가 없다. 대출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채 소요되지 않는다. 계좌에 대출금이 들어가는 시간도 28초이면 된다.

에릭 챈 총괄은 "위뱅크는 기술 기반 데이터 분석과 위기관리를 한다"며 "이를 통해 신용도가 낮아 대출을 받기 힘들던 이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FinD 2019는 ‘미래 금융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주제로 급변하는 국내외 혁신 금융 생태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행사다. 한국 핀테크 대표주자 카카오뱅크와 핀크를 비롯해 중국 위뱅크, 세계 최대 블록체인 컨소시엄 R3 등 다수 혁신 주자가 나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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