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 삼성·LG전자와 중국 샤오미·오포 사이 경쟁이 벌어진다. 연간 스마트폰 3340만대(시장조사업체 IDC재팬 2018년 조사)가 팔리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2020년 예정인 5G 상용화 및 스마트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개성을 가진 갤럭시 브랜드 스마트폰으로 터를 만들었다. LG전자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일본에 공급한다. 일본 진출을 선언한 샤오미는 신제품을 적극 홍보하고, 오포는 소비자 편의를 위한 워런티 서비스를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성능과 개성, LG전자는 실용성으로 승부

삼성전자는 기본기에 ‘개성’을 더해 승부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및 갤럭시노트10시리즈가 이미 일본 땅을 밟았다. 블루투스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증정하는 이벤트와 함께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멀티 카메라 등 기기 성능을 앞세운 삼성전자는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9.8%,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올랐다. 6년만의 최고치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 / NTT도코모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 / NTT도코모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전자는 마니아를 겨냥한 한정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을 일 이통사 NTT도코모와 준비한다.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도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모았다. 모두 일본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개성파 스마트폰이다.

2018년 1월 이후 2년여만에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린 LG전자의 무기는 ‘실용성’이다. 첫 제품인 G8X씽큐는 스마트폰에 또 하나의 화면을 만들어주는 ‘듀얼 스크린’을 탑재했다. 화면을 펼쳐 대형 화면으로 쓸 수도 있고, 화면 두개에서 각기 다른 앱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 G8X씽큐. / LG전자 제공
LG전자 G8X씽큐. / LG전자 제공
LG전자는 G8X씽큐를 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안으로 소개한다. 가격도 듀얼 스크린을 포함해 5만5440엔(61만원, 세금 포함 소프트뱅크 기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정한 최대 2만엔(22만원)의 단말기 할인 허가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용성에 가격 매력까지 갖추게 된 셈이다.

中 샤오미 1억화소 카메라폰, 오포 워런티 서비스 日 상륙

9일 일본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한 중국 샤오미는 ‘신제품’을 앞세운다. 1억화소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 ‘미노트10’과 성능 강화판 ‘미노트10+’를 각각 12월 출시한다.

샤오미 미노트10. / 샤오미 제공
샤오미 미노트10. / 샤오미 제공
이 두 제품에는 1억800만화소 일반 카메라와 2000만화소 광각 카메라, 500만화소 광학 5배 줌 카메라와 200만화소 접사 카메라가 각각 탑재된다. 6.47인치 화면과 5260mAh 배터리, 6GB~8GB 램을 갖췄으면서도 단말기 기준 5만2800엔(58만원, 세금 별도)에 팔린다.

샤오미는 9일 발표회에서 5G 스마트폰 미믹스3 5G, 앞뒤 대부분을 화면으로 처리한 미믹스 알파도 소개했다. 이들 제품의 일본 출시 가능성도 엿보인다.

오포는 스마트폰 ‘편의’ 확보에 힘을 기울인다. 일본 법인 오포 재팬을 활용해 스마트폰 픽업 수리 서비스를 12월부터 시작한다. 오포 스마트폰 사용자가 홈페이지에 수리 신청 후, 수거 일정과 장소를 알려주면 오포가 모든 절차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원리다. 2020년형 스마트폰 오포 A5를 일본 시장에 조기 공급하는 등 기반 다지기도 소홀하지 않는다.

삼성·LG전자, 샤오미·오포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5G 서비스가 시작되는 2020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제조사는 모두 5G 스마트폰 제품군을 가졌다. 일본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애플은 2020년 하반기에나 5G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 후지쯔 등 일본 스마트폰 제조사는 점유율이 낮고 5G 스마트폰 개발 경력도 짧다. 한국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2020년 상반기 일본 5G 스마트폰 경쟁에서 한참 앞선 셈이다.

스티븐 원 샤오미 아시아 총괄 매니저는 9일 일본 제품 발표회장에서 "5G 서비스를 앞둔 일본 스마트폰 업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일본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전달해 시장 양상을 바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