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많은 후보자로 경쟁 치열
일부 인사 빠져 낙하산 논란 희석
심층면접서 유력 후보 걸러질 듯
황창규 KT 회장의 후임은 전현직 KT 출신과 전직 장관 출신 인사 간 경쟁 속에 탄생한다. 37명의 후보 중 9명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전현직 출신은 7명, 관 출신은 1명, 익명을 요구한 이는 1명이다. KT안팎에서는 예상했던 인사들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종 후보자 수는 예상했던 4~6인보다 많다.
KT는 회장 선임과 관련한 숙제를 안고 있다. 내외부 KT 출신 인사를 뽑으면 민영화 후 이어온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로워 졌다는 명분을 가져갈 수 있지만, 전직 CEO와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친정부 인사로 가닥을 잡을 경우 규제를 풀어나가는 데 힘을 받을 수 있지만, 외압 논란이나 정권 교체기 CEO 흔들기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마지막 키를 쥔 KT 이사회의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KT는 이사회가 가졌던 후보자군 조사 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에 위임하는 등 투명한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강화했다 12일 열린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가 제출한 후보자 9인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KT맨 7인 vs 관 출신 1인 vs 비공개 1인
KT 이사회가 확정한 후보는 현직, 전직, 외부 인사로 나뉜다. 현직 인사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과 이동면 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등 3명이다.
1964년생인 구현모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학사)와 카이스트 경영과학(석·박사) 등에서 공부했다. KT에서 개인고객전략본부장,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1962년생인 이동면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학사),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박사) 등에서 학업했다. KT에서는 인프라연구소장, 융합기술원장 등을 맡았다. 1962년생인 박윤영 부사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학사)를 졸업했고,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과 기업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전직 KT 출신으로는 임헌문 전 매스총괄(사장), 김태호 전 KT 혁신기획실장(사장), 표현명 전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 최두환 전 KT종합기술원장(사장) 등 4명이다. 임헌문 전 사장은 KTF 출신으로, KT 재직 당시 마케팅전략실장과 커스터머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김태호 전 사장은 IT기획실장과 혁신기획실장 등 요직을 맡았었고, KT 퇴직 후 차병원 그룹과 서울메트로 사장 등을 거쳤다. 표현명 전 사장은 이석채 회장 시절 트위터를 활용해 고객과 소통하는 등 선도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펼쳤다. 황창규 회장 취임 후 KT 렌탈 매각 여파로 롯데 렌탈 대표를 역임했다. 최두환 전 사장은 KT 종합기술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포스코ICT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외부 인사로는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있다. 노 전 장관은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공직에 입문한 인물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정보통신부(현 과기정통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 외 한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으로 알려졌다. 윤 전 차관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KT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하고 박근혜정부 시절 공직을 지냈다.
당초 거론됐던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번 최종 후보에 오르지 않았다. 정보통신 관련 경력이 전무한 데다 국회의원도 역임한 정치인이다. 자칫 낙하산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이번에 배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참여정부 정 전 장관이 빠지고 박근혜정부 윤 전 차관이 후보에 오르면서 정권의 KT 차기 회장 인선 개입 논란을 상당 부분 희석할 수 있게 됐다. 후보에 오른 노준형 전 장관은 참여정부 인사임에도 문재인정부와 다소 거리감을 유지하며, 정치색보다 전문성이 짙어 ‘낙하산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은 KT이사회가 결정
KT 이사회는 4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후보자군 조사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에 위임했다.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의 심사대상자 선정작업이 마무리된 것에 맞춰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1인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됐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김종구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에 대한 자격심사와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KT 이사회는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검토해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은 2020년 3월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선임된다.
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회장 공모에 적극 참여해주신 분들과 KT의 미래를 위해 차기 회장 선임에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남은 회장 선임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