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에 이어 삼성전기도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스마트폰 부품 간 전기적 신호를 회로로 연결하는 고밀도 기판) 사업에서 손을 뗀다. 가격 경쟁 심화에 따른 사업 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대만 업체가 사업에 뛰어들면서 HDI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다.

삼성전기는 12일 중국 쿤산 법인 청산 계획을 공시했다. HDI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고 잔여 자산을 처분한다는 내용이다. 3836억원의 출자도 결정했다.

스마트폰용 메인 기판(HDI). / 삼성전기 홈페이지 갈무리
스마트폰용 메인 기판(HDI). / 삼성전기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쿤산 법인은 삼성전기 HDI 사업의 핵심 기지다. 삼성전기 HDI 생산량 80%를 이곳이 맡는다. 삼성전기는 쿤산법인을 시작으로 HDI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사업 부진이다.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쿤산 법인은 5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적자가 오랜 기간 지속돼 사업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며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LG이노텍도 11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PCB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PCB는 고밀도 인쇄회로 기판으로, PCB사업에 HDI가 포함된다.

LG이노텍은 "모바일폰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줄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사업 부진이 지속됐다"며 "PCB 관련 일부 자원을 반도체기판 사업으로 전환해 반도체기판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