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코인 투자자, 빗썸 실질 소유자 상대 집단 형사 소송 진행
사기, 특별배임 등 혐의 고소
사기 피해액 300억원 추정

빗썸 코인으로 알려진 BXA 토큰 구매자들이 이정훈 빗썸 고문과 김병건 BK그룹 회장을 상대로 집단 형사 소송을 진행한다. 혐의는 사기와 특별배임이다. 투자자들은 토큰 판매 과정에서 BXA토큰을 빗썸 코인으로 오인하게끔 했다고 주장한다.

 김병건 BK그룹 회장. / IT조선
김병건 BK그룹 회장. / IT조선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오킴스는 피해자들을 대리해 이정훈 고문과 이병건 회장을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피해자는 약 60명으로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78억원이다. 만약 법원이 피해자의 손을 들어줄 경우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전체 BTX토큰 판매액은 300억원이다.

오킴스에 따르면 BXA 토큰은 싱가포르 법인 BTHMB 홀딩스가 2018년 10월 발행한 암호화폐다. BTHMB 홀딩스는 당시 빗썸 지주사인 빗썸홀딩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BXA 토큰을 발행했다. 판매 당시 빗썸 코인으로 홍보됐다.

BTHMB 홀딩스는 2018년 빗썸 지주사인 빗썸 홀딩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실제로 잔금 지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빗썸홀딩스 지분이 BTHMB홀딩스로 넘어갔다. 다만 BTHMB 홀딩스는 올해 9월 최종 잔금을 치루지 못해 빗썸홀딩스 인수는 무산됐다. 이에 거래소연합 사업 추진 여부와 BXA토큰 용처는 모두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BXA 토큰 가격은 판매 당시와 비교해 20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해 현재 2~3원대에 거래된다.

오킴스 측은 "BTHMB 홀딩스는 빗썸 고문인 이정훈 대표가 실질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현직 빗썸, 빗썸홀딩스(빗썸지주사), 아이템매니아 관계자들이 BTHMB 홀딩스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오킴스 측은 이어 "빗썸 코인이란 명목으로 300억원 상당의 BXA를 판매한 BTHMB 홀딩스 관계자들은 BXA 사업과 관련해 어떠한 책임 있는 자세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BXA 코인이 실제로는 빗썸이 발행한 코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빗썸에서 쓰이는 거래소 코인이 될 것이라고 믿게끔 기망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피해자들은 BXA를 판매한 부분에 대해 BTHMB 임원진 및 판매총책 등을 사기죄로 고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피해자들은 빗썸 인수 과정 전면에 나섰던 김병건 BK그룹 회장과 BTHMB 홀딩스 실제 오너로 의심되는 이정훈 빗썸 고문이 이 과정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오킴스 측은 "주요 관계자인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BTHMB 이사직에서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김 회장의 BXA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믿고 투자한 이들을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오킴스 측은 이어 "이밖에도 BXA와 관련해 발생한 일련의 활동 중 실정법 위반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형사고발 등을 같이 추진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