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회장 선임을 놓고 내부 노조간 갈등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상당부분 정치권 등의 외압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노조별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가까운 회장 선임 조건을 내거는 등 내압 수위를 높인다.
KT새노조는 20일 ‘혁신의 목소리가 사리진 케이티 회장 선출, 적폐연대 출현을 경계한다’는 성명을 내고 황창규 회장 권력 승계를 원하는 세력으로 KT노동조합이 가세했다고 주장했다. KT 노동조합은 회원수 1만8000명이며, KT 1노조로 불린다.
앞서 KT 1노조는 11월 6일과 12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황 회장 경영 승계와 연속성을 주장했다. KT 1노조는 18일 "외부 지원에 기대어 CEO가 되려는 후보는 결단코 거부한다"며 "현직 혹은 재임 시 사내 계파정치에 골몰했던 후보는 절대 KT CEO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성명서를 냈다. 그러면서 "KT를 속속들이 잘 알고 이해하는 인물이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하면서 경영 투명성 강화와 경영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새노조는 KT지배구조위원회와 이사회의 차기회장 선임 과정을 검토했을 때 황 회장 경영의 계승에 방점을 찍은 차기회장 선정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KT새노조는 "이사회가 공언한 ‘낙하산을 막고 공정히 차기회장을 선임하겠다’는 명분은 결과적으로 외부 후보를 차단해 황 회장의 적폐경영을 계승할 인물이 회장이 되는 길을 열어준 꼴이다"라고 평가했다.
새노조의 이같은 주장은 경쟁관계인 1노조를 견제함으로써 스스로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도 풀이됐다.
노조가 다른 노조를 대놓고 비난까지 하면서 차기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노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 한 관계자는 "이전 회장 선임 과정과 비교해 외부 압력이 덜 작용한다는 평가를 받는데 노조 갈등이라는 내부문제가 자칫 또다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두 노조 모두 차분히 대응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