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도 일기를 쓸 수 있는 시대지만, 새해가 되면 연말에 미리 사둔 다이어리를 펼치거나 새로 구매해 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새해 목표를 다짐하고, 일정을 표시하고, 흘러가는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웹툰 ‘플랫다이어리’는 소소한 일상을 작가만의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낸 옴니버스 형식의 만화다. 네이버웹툰 베스트 도전만화에서 정식 요일웹툰으로 승격된 작품이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자유 연재 때부터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주목받은 바 있다.

웹툰은 사람들에게 내가 잘 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샵(#)’한 내용과 반대되는 ‘플랫(b)’한 이야기를 눌러 담았다. 작가의 그림일기는 가볍게 읽히지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웹툰 ‘플랫다이어리’. / 네이버웹툰 제공
웹툰 ‘플랫다이어리’. / 네이버웹툰 제공
주인공은 처음 클럽에 갔던 날 상자에 가득 담긴 휴지를 뿌리며 묘한 쾌감을 느낀 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에 돈이 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 다짐한다. 아침에 클럽에서 나와 첫 버스를 기다리면서 정류장 너머로 우연히 한 할머니를 보게 된다.

망해버린 한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고 냅킨이 가득 남긴 봉지를 줍고 계신 할머니를 바라보며, 주인공은 쓰지도 않은 휴지를 버리는 삶과 그 휴지를 주워 살아내는 삶을 동시에 마주하고 돈을 버는 일과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웹툰 플랫다이어리는 타인을 위한 일기가 아닌 나 자신을 찾는, 나를 위해 쓴 일기다. 남들의 일상보다 플랫하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나쳐 버리기 쉬운 순간들을 작가는 쉽게 놓치지 않는다. 훌쩍 떠난 여행지에서,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학교에서, 군대에서, 일을 하다가, 운동을 하다가 마주친 삶의 부분과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진솔하게 펼쳐놓는다.

웹툰 ‘플랫다이어리’. / 네이버웹툰 제공
웹툰 ‘플랫다이어리’. / 네이버웹툰 제공
매주 공개되는 회차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실에 마음이 내려앉기도 하고 중간중간 웃음을 선사한다. 마지막에는 왠지 모를 묵직한 감동에 코끝이 찡해지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스토리에 공감하고, 위로받는다는 독자들이 많으며 무엇보다 삶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19-21화 ‘축지법을 배우다’에서는 도보여행 중 만난 사람과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목적지 없이 걷는 한 사람을 만난 후, 작가는 친구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중에도 본인은 여전히 어디로 갈지 몰랐지만 목표가 없으니 남보다 뒤쳐지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웹툰 ‘플랫다이어리’. / 네이버웹툰 제공
웹툰 ‘플랫다이어리’. / 네이버웹툰 제공
2020년이 밝았다. 새해에 일기를 꼬박꼬박 쓰면 더 좋겠지만, 혹 쓰지 못하더라도 ‘플랫다이어리’를 보며 삶을 돌아보고 자신만의 다짐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웹툰을 보다 보면 에피소드 내 작가의 말처럼 "천천히 가볍게, 하지만 담대하게" 불안한 가운데서도 한걸음 더 내디딜 용기를 선사한다.

About 임현 작가

웹툰 ‘플랫다이어리’를 매주 월요일 네이버웹툰에서 연재중이며, 네이버 ‘온스테이지 X’를 통해 크리에이터들과 콜라보 전시를 펼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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