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이틀째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 출근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윤 신임 은행장은 임원들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고(故) 강권석 전 행장 묘소를 참배했다.

 취임 이틀째인 6일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메모리얼파크를 찾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왼쪽 두 번째)이 故 강권석 은행장의 묘소에서 헌작하고 있다.
취임 이틀째인 6일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메모리얼파크를 찾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왼쪽 두 번째)이 故 강권석 은행장의 묘소에서 헌작하고 있다.
6일 IBK기업은행은 윤종원 신임 은행장이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고 강권석 행장을 추모하고 고인 업적과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윤 신임 은행장이 이른 아침부터 IBK기업은행 본점 사무실이 아닌 강 전 은행장 묘소를 찾은 것은 노조 반대 때문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윤 행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본점 1층에는 투쟁 상황실이 마련됐다. 노조 측은 "윤 행장과 협상은 없다"며 "자진 사퇴 외는 선택지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앞서 IBK기업은행은 2일 윤종원 전 청와대 대통령 경제수식비서관을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3일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려다 노조에 의해 본점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는 관료 출신의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때문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은 관료출신 행장이 주로 임명됐지만 지난 2010년부터 3년 연속 공채 출신 내부 인사가 임명됐다. 그가 신임 행장으로 임명되며 지난 10년의 인사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960년생인 윤 신임 은행장은 행정고시 27기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쳤다.

노조 측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인데다 금융 관련 경력도 전무하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낙하산 인사를 막겠다"고 주장했다.

윤종원 행장은 2일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들에게 "노동조합 얘기를 들어보겠다"며 "함량미달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행장은 노조 저지로 인해 출근을 못해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기업은행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