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농업 IT 시장 급성장
국내 스타트업에 ‘기회의 장’ 가능성 높아

인공지능(AI) 기술이 사람 얼굴 인식을 넘어 동물까지 확대되고 있다. 인도의 한 스타트업이 소 안면인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소 건강을 관리하고 생산된 우유를 담보로 주인은 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인도는 IT기술을 활용해 농업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중심 혁신적 시도가 인도 농업과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내 스타트업에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한 인도 스타트업 스텔앱스(Stellapps)을 소개했다. 인도에서는 농업 분야에 정보통신(IT)기술을 접목한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스텔앱스 공식 유튜브 계정 영상 갈무리
./ 스텔앱스 공식 유튜브 계정 영상 갈무리
매체에 따르면 스텔앱스 창업자 란지스 무쿤단은 소 얼굴인식 기술을 개발해 실험하고 있다. 무쿤단은 "소마다 다른 얼굴 외형과 구조, 치아 이미지를 기준으로 ID를 부여한다"며 "기존 RF(무선주파수)나 바코드 방식은 ID도용이나 조작에 취약해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텔앱스 기술은 소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소 나이와 성별, 몸무게 같은 건강 상태를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한다. 이를 소 건강검진을 받을 때나 소와 생산된 우유를 담보로 주인이 대출을 받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스텔앱스는 소 전용 웨어러블 기기도 개발했다. 다리에 부착해 소의 활동과 건강, 번식 패턴 등을 데이터로 실시간 기록한다.

또 다른 인도 스타트업 크롭인(CropIn)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설립한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공동으로 설립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에서 투자를 받았다. 농민에게 스마트폰으로 날씨와 토지 상태, 작물 수확량 등을 실시간 데이터로 제공한다. 2000년 설립 후 현재까지 인도 내 550만에이커(67억3295만7373평) 규모 농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했다.

인도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스마트 농업’

이처럼 인도에서 IT기술로 농업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는 데는 인도가 글로벌 IT기업의 개발 허브이면서도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농업은 전체 국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국내총생산(GDP) 중 18%가 농업이다. 하지만 인도는 물류 등 인프라가 낙후된 탓에 매년 113억달러(13조2153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한다.

인도 정부는 이에 ▲전기 및 상수도 공급 ▲농업시설 개보수 ▲농민 조직 역량 강화 등 농촌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산업 간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농업 IT 기술 발전을 위해 농업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 결과 2019년 8월 기준 인도 농업 스타트업은 450개로 늘어났다. 이 중 25개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250개 가량 스타트업이 향후 3년 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는 해외 기업 규제가 낮을 뿐더러 해외 기업에 적대적이지 않아 진출이 수월하다"며 "국내 기업들이 잠재력이 높은 인도 농업 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