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대 안 키우는 ‘586’ 비판
규제 혁신해야 미래세대 전면 등장

이광재 여시재 원장(전 강원도지사)이 "‘586’의 남은 역할은 미래 세대를 위해 과감한 규제혁신으로 ‘디지털 전환’을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원장은 9일 재단법인 여시재 인터뷰를 통해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4.15 총선)도 진영 중심 선거가 될 것 같다. 이로 인해 세대 교체와 디지털 전환이 파묻히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광재 여시재 원장. / 여시재 제공
이광재 여시재 원장. / 여시재 제공
이 원장은 지난해 말 특별사면으로 정치 활동 제한이 풀렸다. 이날 여시재 ‘전망 2020’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하면서 사실상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여시재는 그가 원장으로 있는 민간 싱크탱크다.

이 원장은 지난 6일 출국, 3주간 미국, 이스라엘, 네덜란드, 싱가포르 4개국을 돌 예정이다. 아마존·애플, 싱가포르 난양공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치 활동 첫 화두로 ‘디지털 대전환’을 꺼낸 것은 과거에 매몰된 기존 정치세력과의 단절, 기성 정치인과의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원장은 "(한국사회가) 서초동과 광화문, 두 가지 촛불로 분열된 것처럼 보이지만 다 같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라면서 "이를 하나로 모을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며 선거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산업화 세력(6070)과 민주화 세력(‘386’ 또는 ‘586’)이지만 미래는 디지털 세력(현 2030과 40대)이 주도한다면서 빠른 세대 교체를 촉구했다. 그는 "디지털세력이 주인공이 되도록 앞선 세대들은 변화를 꾀해줘야 한다"면서 "지금 중추인 ‘386’ 집단이 디지털 세대를 당겨줘야 큰 물결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586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DJ와 YS가 1990년대에 386세대를 대거 등용했는데 386세대는 새로운 디지털 세대를 기용하지 않았다. 이는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586이 앞으로 할 일로 그는 규제 혁파를 제시했다 이 원장은 "586이 과감하게 시장 규제를 푸는 역할을 해야 디지털 세력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라면서 ‘정비할 제도와 정책은 수없이 많다"고 강변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지는 지금 곳곳에서 열리는 디지털 포럼만 가봐도 안다"고 덧붙였다. 방법이 아닌 의지 부족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원장은 경제 키워드로 ‘디지털’과 함께 ‘아시아의 부상’을 꼽았다.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대선까지 2년여 동안 집단을 형성하고 중심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제조업으로 남아 있는 곳은 GM 하나 정도로 페이스북, 구글 등 디지털 기업들이 경제를 주도한다"며 "디지털 전환 분야에 능력 있는 사람을 어떻게 키우고 뽑아낼 것인가’를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타다 금지법’, ‘데이터 3법’, ‘연금 문제’ 등을 거론하며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겪을 진통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대타협을 시도해야 한국 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면서 "국민이 볼 때 ‘이쪽이 더 희망이 있겠다’라고 보는 쪽이 (선거에서) 이기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