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AI+X ② 5G생태계 ③ CDO(최고디지털전환책임자) ④ 모빌리티 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⑥ 클라우드+ ⑦ 게임 구독·스트리밍 ⑧ M&A ⑨ X테크 ⑩ 뉴 디바이스 ⑪ 셰어링(Sharing) ⑫ 공간(Space) ⑬ 버추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들 기술을 사용한 콘텐츠를 ‘실감미디어'라 칭하고,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6조4758억원 예산 중 실감형 콘텐츠 산업 육성에 974억원을 투입한다. 2019년 관련 예산 261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셈이다.

문체부는 실감형 콘텐츠 제작지원 예산도 2019년 188억원에서 2020년 298억원으로 증가시켰다. 국민의 실감콘텐츠 향유 접점을 넓힐 수 있도록 역사적‧문화적 상징성을 지닌 주요 거점지역을 실감형 체험공간으로 집적화하는 신규 사업도 추진되며, 인프라 조성을 위해 예산을 2019년에서 40억원에서 2020년 220억원으로 높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2020년 총 4곳의 ‘지역 VR‧AR제작거점센터’를 추가로 구축하며, 2020년 선정 센터에 국비 20억원을 지원한다.

지니뮤직 버추얼 플레이 전용 VR헤드셋. / IT조선
지니뮤직 버추얼 플레이 전용 VR헤드셋. / IT조선
문체부는 K팝, 캐릭터 등 한류 열풍에 맞추어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류 콘텐츠를 VR·AR 등과 연계한 체험존으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체험존에서는 VR로 K팝 공연을 감상하고, AR로 한류스타와 사진을 찍으며 현장에서 출력하는 등 한류 관광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지니뮤직은 이런 흐름에 맞춰 K팝 아이돌 공연을 고해상도 VR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버추얼 플레이(Virtual Play·VP)’를 2019년 12월 선보였다. 첫 번째 VP 콘텐츠의 주인공은 ‘마마무'다.

앨범에는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주목 받는 아이돌 ‘마마무’의 공연 콘텐츠 5곡이 수록됐다. 데칼코마니 등 마마무 대표 곡을 나만을 위한 콘서트 형태로 새롭게 연출했다. VP 이용자는 마마무 멤버와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스쳐 가는 마마무 멤버를 따라 고개를 돌려 무대 반대편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도 볼 수 있다.

지니뮤직은 1인칭 시청에 최적화된 무대를 연출했다. 공간감을 살려 제작한 무대의 360도 전 방향에 밴드와 백댄서를 배치하고 카메라를 중심으로 무대를 이동하며 펼치는 퍼포먼스를 구성했다.

마마무 VP 앨범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사업진흥원에서 주관한 2019년 디지털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동반성장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또, 한국전파진흥협회의 ‘수출전략형 5G 실감형 콘텐츠 서비스 사전제작 지원 사업’으로 채택돼 글로벌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VR 등 실감미디어는 글로벌화가 한창인 ‘웹툰'과도 접목되고 있다.

문체부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등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해 만화‧웹툰 분야의 신기술 융합 연구와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며, 2020년부터 VR‧AR 등 신기술을 활용한 만화‧웹툰 개발을 지원해 만화 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019 게임대상을 받은 VR 연애게임 ‘포커스 온 유’.
2019 게임대상을 받은 VR 연애게임 ‘포커스 온 유’.
VR‧AR이 등장한 것은 오래지만, 소수의 게임 콘텐츠를 제외하면 아직 이렇다할 수익을 못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정체된 투자 분위기를 바꾼 것은 다름아닌 ‘5G’다.

고해상도로 그려진 가상세계에서 연예인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손나은 VR 스타데이트'를 만든 김동규 비전VR 대표에 따르면 5G 상용화 이후 VR콘텐츠에 대한 외부 투자가 늘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이통사로부터의 제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김동규 대표는 "VR에 대한 초기 투자 열풍이 어느정도 안정되면서, VR에 대한 투자 검토는 더 날카로워지고 냉정해 진 것은 사실이다"며 "국외 VR업계가 꾸준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국내도 5G를 통한 저변 확대가 현실화 되면서 국내외로부터 눈에 띄게 관심이 늘어난 것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해상도 고품질을 추구한 VR 콘텐츠 ‘손나은 VR 스타데이트’. / 비전VR 제공
고해상도 고품질을 추구한 VR 콘텐츠 ‘손나은 VR 스타데이트’. / 비전VR 제공
5G와 VR은 수술 현장 교육 풍경도 변화시켰다.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5G와 VR을 접목한 ‘5G 수술 지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좁은 공간에서 집도 교수의 뒷통수만 바라만 봐야 했던 수술 교육을 5G와 VR로 확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 하드웨어·기술, 고해상도 고품질 VR영상에 초점

하드웨어와 기술 면에서 실감미디어 콘텐츠는 높은 해상도에서 깔끔한 화면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지니뮤직의 경우 자사 VP 콘텐츠를 8K 해상도에 육박하는 가로·세로 7680픽셀(150만 픽셀)로 360도 3D VR 콘텐츠를 구현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는 기존 VR 콘텐츠 해상도 대비 5배 더 높다.

VP 콘텐츠 제작에는 VR영상분할과 동기화 기술을 가춘 알파서클이 참여했다. 알파서클은 VR 엔진 기술 ‘알파서클뷰’를 개발한 국내 기업이다. 알파서클뷰 기술 핵심은 시청자의 시야각 영역에서만 집중적으로 초고화질을 구현하고 나머지 영역은 최소한의 화질로 대기하는 방식에 있다. 적은 데이터 양으로 고화질 VR콘텐츠를 재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해상도 고품질 VR 콘텐츠 제작은 비전VR의 영상 전문 스튜디오 ‘투토키'도 상당한 노하우를 갖췄다. 투토키의 고품질 VR영상 비결은 ‘자체 개발한 이미지 프로세싱'에 있다. 보통 VR 콘텐츠는 초광각 렌즈를 단 카메라로 한번에 영상을 촬영해 만들지만, 투토키는 최고의 화질로 촬영할 수 있는 좁은 화각의 렌즈를 단 DSLR카메라로 배경과 인물을 나누어 수백 컷 이상 분할 촬영한 뒤 이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한다. 투토키는 광각 렌즈 촬영 영상으로도 고화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편, VR영상을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헤드셋(HMD)는 2020년 더 가벼운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파나소닉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술·가전쇼 CES 2020을 통해 SF영화 속 안경을 닮은 VR헤드셋 시제품을 선보였다.

파나소닉 VR 헤드셋 시제품. / 파나소닉 제공
파나소닉 VR 헤드셋 시제품. / 파나소닉 제공
파나소닉의 VR 헤드셋은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밝은 화면과 높은 명암비의 화면을 표시하는 HDR 포맷 영상을 비출 수 있다. 파나소닉 루믹스 카메라 기술로 배양된 광학 설계와 TV와 블루레이플레이어 기술에 쓰인 신호처리 기술로 고품질의 화면을 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