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통해 본 2020 국내 제약사 키워드는

김연지 기자
입력 2020.01.20 06:00
국내 제약사 30곳 참가…K 바이오 저력 뽐내
‘신약 개발·글로벌 진출·오픈이노베이션’으로 올해 세계 시장이 주목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16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가운데 행사에 참여했던 국내 제약사들의 올해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행사에는 초청을 받아야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가 기업들이 올해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K바이오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업계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내 제약사들이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통한 똑똑한 신약 개발과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해외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려는 무서운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K바이오의 저력을 꾸준히 이끌어 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셀트리온 제공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JP 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해외 시장 진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등 올해 그릴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행사에는 셀트리온과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대웅제약, 제넥신, SCM생명과학 등 30여곳이 참석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1983년 이후 매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콘퍼런스다. 매년 세계 5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청사진 등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진출 선언

국내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만 메인 트랙에 배정됐다. 이들 기업은 이번 행사에서 해외 진출 계획을 밝혔다.

셀트리온은 올해 중국 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와 협력해 현지 생산시설을 만들고 직접 판매까지 나선다고 발표했다.

서 회장은 "현재 중국 성정부(후베이성 정부)와 최종 계약 성사를 앞뒀다"며 "조만간 주요 세부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12만ℓ 규모)을 건설하고 직판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2030년까지 16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중국 내수 시장을 위한 바이오의약품 생산·대규모 CMO(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의약품 전문 생산사업) 계획도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은 2017년 5월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으로부터 램시마 임상시험(IND)을 승인 받았다. 중국에서 해외 기업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승인을 획득하기는 셀트리온이 최초다.

CMO부터 CDO(고객사 임상물질 등을 개발하는 위탁개발 모델), CRO(위탁연구)까지 두루 섭렵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올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관련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를 기점으로 미국 타 지역과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소 설립은 늘어나는 CDO 수요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상부터 허가, 생산까지 모든 신약개발 단계를 충족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며 "9000여개 바이오텍과 빅파마를 주 고객층으로 하면서 연계 고객층까지 확보해 세계 최대 생산규모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힘써

한미약품과 LG화학 등은 기존 신약 개발 및 파이프라인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특히 핵심 파이프라인 소개에 집중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쯤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HM15211과 관련해 글로벌 임상2상에 착수할 계획을 밝혔다. NASH는 지방간, 염증, 섬유화 등 여러 지표 동시 개선이 중요하다. HM15211은 다중용량상승시험(MAD·반복 용량 투여 시 평형상태 혈장농도 자료를 얻기 위해 진행하는 시험) 임상 1상에서 신속하고 강력한 지방간 감소 등 여러 효력을 확인했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핵심과제는 2019년 얀센이 글로벌 임상2상을 마치고 한미약품에 권리를 반환한 임상 물질 HM12525A다. 얀센은 비만·당뇨 동시 치료 의약품을 개발한다는 목적으로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했다. 한미약품은 얀센과 달리 이 약물을 기존 약물보다 효과가 뛰어난 이중기전 비만치료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성공하게 되면 세계 최초 주 1회 투여 비만치료제가 될 수 있다.

LG화학은 통풍치료제와 만성염증질환 치료제 임상을 지속한다. 요산 과다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잔틴산화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인 이 치료제는 최근 미국에서 임상2상에 진입했다. LG화학에 따르면 전임상과 1상 결과 기존 요산 생성 억제제 단점으로 지적된 심혈관 질환 부작용 발현 가능성이 낮게 나타났다.

LG화학은 비만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아직 전임상 단계인 비만 치료제는 식욕 조절 유전자 MC4R을 표적으로 하는 최초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동물시험 결과 기존 식욕억제제 대비 체중과 음식섭취량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심혈관, 중추신경계 질환 등의 이상반응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현장에서 "본격적인 신약 성과 창출을 위해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에 집중하겠다"며 "고객 관점의 신약과제 확대에 보다 집중해 혁신 신약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제약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 ‘똑똑’하게…오픈이노베이션 바람 솔솔

이번 행사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를 통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을 개발 중인 대웅제약은 현장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몸소 실천했다. 대웅제약은 미국 바이오 기업 A2A팜마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 관련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A2A파마는 AI 기반 신약 발굴 플랫폼 ‘스컬프트(SCULPT)’를 활용해 신약 관련 신규 화합물을 설계한다. 대웅제약을 이 구조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평가를 수행해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한다.

대웅제약은 스컬프트를 통해 최적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AI 플랫폼을 활용하는 만큼,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이 효과적으로 절감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미약품은 올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희귀질환 시장과 항암분야에서 더욱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미약품은 해외 파트너사의 혁신 기술 도입 등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도 이번 행사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미약품이 개발하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는 전체 파이프라인 중 30%(8개)를 차지한다. 이 중 5개 후보 물질이 식약처와 미국 FDA, 유럽 EMA, 영국 MHRA 등 국내외 의약품 규제 당국으로부터 12건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올해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신약을 개발하고, 여러 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R&D에 매진하겠다"며 "해외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제약강국의 새 역사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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