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를 만난 GV80] ③ RANC "SUV가 IT로 조용해졌다"

안효문 기자
입력 2020.01.18 06:00
GV80 첨단 기능 체험기
0.002초만에 노면소음 제거
가솔린 세단과 견줄만한 실내 정숙성 갖춰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 최고급 SUV ‘GV80’을 출시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정면대결을 선포한만큼 새 차에 다양한 첨단 편의·안전품목을 탑재했다. 실제 체험해본 GV80은 기존의 자동차보다 첨단 IT기기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제네시스 GV80에 탑재된 주요 신기술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마지막 3회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이다.

제네시스 GV80. / 제네시스 제공
실내 정숙성은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 척도 중 하나다. 고급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특히 NVH(Noise·Vibration·Harshness, 차 내 소음 및 진동)에 민감하다. 자동차 탑승객은 부드럽고 조용한 승차감과 함께 조용한 실내에서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탑승객의 귀를 괴롭히는 소음은 타이어와 길 바닥이 만나 발생하는 노면소음, 주행 중 공기저항에 의한 풍절음, 엔진음 등이 대표적이다.

차 안을 조용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우선 외부소음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차음재를 차 곳곳에 넉넉히 부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방식이다. 그러나 방음재를 많이 쓸 수록 차가 무거워져 연료효율이 떨어진다. 마냥 차음재만 늘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또, 물리적인 소음 차단 방식은 ‘웅웅' 거리는 저주파 소음 차단에 불리하다는 단점도 있다.

제네시스 GV80 실내. / 안효문 기자
자동차 업체들은 IT, 특히 음향전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 스피커를 활용한 능동형 소음저감 기술(ANC, Active Noise Cancellation 또는 Active Noise Control의 약자)이다. 차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분석, 역위상 음파를 발생시켜 상쇄시키는 방식이다. ANC는 구성품이 작고 가벼운 마이크와 스피커면 구현할 수 있어 연료효율면에서 유리하다. 여기에 엔진소음 등 일정하게 발생하는 소음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저주파 소음을 없애는 성능도 뛰어나다.

GV80에 탑재된 능동형 소음저감 기술은 기존 ANC에서 한단계 발전한 방식이다. 반응이 빠른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노면에서 차로 전달되는 진동을 계측한다. 이를 DSP(Digital Signal Processor)라는 제어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분석, 역위상 음파를 만들어 차 내 스피커로 내보낸다.

RANC 시스템에서 소음 분석부터 반대위상 음파 발생까지 걸리는 시간은 0.002초에 불과하다. 반응이 빠른 덕분에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노면소음도 효과적으로 상쇄시킬 수 있다.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 노면소음이 실내로 전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0.009초다.

현대차그룹이 RANC 개발에 들인 시간은 6년이다. 선행개발은 카이스트(KAIST), 번영, ARE, 위아컴 등이 참여한 산학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양산단계에서는 글로벌 음향 전문기업 하만과 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 GV80에는 RANC 외에 하만의 고급 자동차 음향 브랜드인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현대차그룹 연구원들이 RANC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 현대차그룹 제공
제네시스에 따르면 RANC 시스템을 통해 차 내 소음을 3dB 줄일 수 있다. 작은 숫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체감효과는 상당했다. 고속도로 회전 나들목 등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도 고급 가솔린 세단을 연상케할 정도로 조용했다. 소음이 3dB 줄어들면 차 내 소음에너지가 절반 정도로 약화된다는 것이 제네시스 관계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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