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펭수가 핫한 이유 “솔직하고 꾸밈없는 캐릭터"

차현아 기자
입력 2020.01.31 16:37
"비결? 뭐 특별할 거 없어요. 유튜브에서 평소 행동하던 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욕도 많이 합니다. 요리하다 실수하는 모습도 편집하지 말라고 해요. 전날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촬영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술병나면 제작을 미루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제 모습 있는 그대로 가려고 합니다."(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최근 유튜버를 꿈꾸는 젊은층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에서 잘 나가는 채널 운영자들이 모여 인기 비결을 밝혔다. 또 기획과 제작과정, 성공 비결 등도 공유했다.

유튜브는 31일 오전 서울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대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외식사업가 백종원,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하는 채널 ‘워크맨' 고동완 PD, 자이언트 펭TV 기획 이슬예나 EBS PD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백종원의 요리비책', ‘워크맨', ‘자이언트 펭TV’ 등은 지난해 국내에서 구독자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유튜브 채널이다.

(왼쪽부터) 백종원 외식사업가, 웹 예능 워크맨의 고동완 PD, 자이언트펭TV의 이슬예나 PD./ IT조선
백종원 대표가 출연하는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유튜브에서 실버버튼과 골드버튼을 동시에 받은 이례적인 채널이다. 실버버튼은 채널 구독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하면 유튜브에서 채널 운영자에게 주는 일종의 기념패다. 골드버튼은 100만명 이상 채널에 준다. 두 버튼을 동시에 받은 채널이라는 뜻은 그만큼 급격히 성장한 채널이라는 의미다.

백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구독자수가 빠르게 늘어난 비결로 쉽게 설명한 요리 비법을 꼽았다. 그는 "평소에 요리하다 실수를 많이 하는데 그런 어수룩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니 시청자도 편하고 부담없이 요리를 즐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 백종원 레시피’ 콘텐츠를 본 뒤다. 아무리 봐도 자신이 만든 게 아니었다. ‘백종원 레시피'가 뭔지 직접 보여주려 만든 채널이 ‘백종원의 요리비책'이다.

백 대표는 이왕 할거 제대로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유튜브 채널운영팀이 10명인 이유다. 조만간 12명으로 늘어난다. 촬영은 편한 모습이지만 준비는 방송사 못지 않게 공을 들인다. 구독자수가 336만명이나 되지만 수익은 적자다.

그가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해외 구독자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해외 교민에게 현지서 한국 식재료를 구하지 못해도 고향의 맛을 비슷하게나마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외국인에게는 한국 요리를 쉽고 간편하게 맛보는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백 대표는 유튜브 채널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에 한국 음식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해외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좋은 한국 식당을 찾는 일종의 가이드 영상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왼쪽부터) 백종원 외식사업가, 웹 예능 워크맨의 고동완 PD, 자이언트펭TV의 이슬예나 PD./ 구글코리아 제공
워크맨·펭수 인기 비결은 "당돌하고 솔직한 캐릭터의 힘"

이날 행사에는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EBS PD와 ‘워크맨'의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 고동완 PD도 참석했다.

자이언트 펭TV 주인공인 펭수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10살짜리 자이언트 펭귄이다. 자유롭고 현실적이다. 보수적인 EBS에서 기존에는 생각할 수 없던 캐릭터다. 자기표현이 강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현재 구독자수는 201만명이다.

펭수를 기획한 이슬예나 PD는 "지구를 살리거나 정의를 구현하는 틀에 박힌 어린이용 캐릭터가 아닌, 자기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펭수는 상사나 선배 권력, 위계질서에 굴하지 않는 수평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팬들에겐 따듯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에 매력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워크맨은 다양한 직업 체험 에피소드 형식의 콘텐츠다. 장성규 아나운서의 꾸밈없는 반응으로 시청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구독자 수는 385만명이다.

고동완 PD는 ‘직업'이라는 주제와 ‘장성규'라는 캐릭터를 접목해 워크맨을 탄생시켰다. 직업체험이라는 아이템은 스튜디오 룰루랄라 주 구독자층이 취업에 관심이 많은 세대라는 점에서 골랐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겠다는 취지였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편한 조건을 대우 받거나 수당을 더 챙겨받는 일도 없도록 했다. 콘텐츠 끝 부분엔 하루에 번 수당을 모두 공개했다. 장성규는 이런 컨셉에 최적의 인물이었다. 워크맨을 기획하던 1년 전만 해도 장성규는 연예인과 일반인 중간 쯤에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고 PD는 워크맨 성공 비결로 철저한 기획을 꼽았다. 여기에 콘텐츠 최종승인을 주시청층인 20대 팀원들이 한 것도 힘을 보탰다. 그는 "우리 채널 주 시청자는 20대다"라며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20대와 소통하면서 의견을 듣고 내 생각은 과감히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펭수와 워크맨 모두 인기를 얻다보니 캐릭터 세계관 유지가 만만치 않은 일이 됐다. 펭수는 지상파 방송사부터 정부 부처까지 찾는 인기스타가 됐다. 과도한 스케줄에 시달릴 펭수 ‘내면'을 걱정하는 팬도 많아졌다. 워크맨 주인공인 장성규 씨도 시작했던 1년 전보다 인기가 높아졌다. 길가다 사진을 같이 찍자는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알바생 장성규의 솔직한 직업체험이라는 컨셉은 자꾸 흔들렸다.

고 PD는 "1년 전에는 길거리에서 아무도 못 알아보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출근길이나 식당에서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이 많다"며 "캐릭터가 깨지는 일이 발생해 최대한 연예인 모습을 편집에서 걷어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슬예나 PD도 "자유롭고 솔직한 캐릭터는 유지하면서도 정치색이나 사회 편견을 드러내지 않도록 선을 지키도록 노력한다"며 "펭수가 지치지 않도록 스케줄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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