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와 디램(DRAM)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가격이 바닥을 치면서 PC용 DRAM 모듈 및 SSD 제품들의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가격비교사이트 및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의 여파를 받아 글로벌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 중인 컴퓨터용 DRAM 모듈 및 SSD 제품들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한 연말 할인 마케팅의 여파가 소매 시장의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었지만, 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킹스톤(Kingston)사의 A400 SATA SSD 240GB 제품의 경우 평균 약 18% 올랐다. 같은 회사의 A2000 NVMe SSD의 평균 가격은 29%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능·고용량 SSD 제품들도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QLC 낸드 플래시를 사용한 인텔의 660P 2TB 모델은 약 17%, 커세어의 게이밍 NVMe SSD MP600 모델은 약 9% 올랐다.
국내 역시 메모리 반도체 기반 제품들의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말 최저가 기준으로 2만 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삼성 DDR4 8GB 메모리 모듈의 가격은 1월 말 기준으로 약 30% 오른 3만 원대 후반대의 가격을 형성 중이다. 주요 인기 SSD 제품들도 용량에 따라 평균 1만 원~2만 원대의 가격 상승 폭을 보인다.
메모리 제품들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시장 전문 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들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등 글로벌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공급량을 즉각적으로 늘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남은 메모리 재고가 적지 않은 데다, 지난해 메모리 가격 최저점을 경험한 주요 제조사들이 신규 투자 및 물량 증산에 보수적인 태도라는 분석이다.
그에 반해 신규 데이터센터와 서버 시장에서의 메모리 저장장치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차세대 제품의 발표 및 양산에 들어가면서 모바일용 저전력 DRAM 및 낸드 플래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준비 중인 차세대 게임 콘솔도 변수다.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 및 엑스박스 제품은 향상된 사양으로 기본 메모리의 용량이 더욱 늘어난다. 저장장치 역시 기존 HDD 대신 낸드 기반 SSD를 적극적으로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메모리 저장장치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