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웃고 우는 스타트업
중국, 세계 최대 음식배달 시장 ‘휘청’…원격 근무는 ‘덩실’
한국은 배달음식·비대면거래 맑음…여행업계는 울상
미국에서는 인종혐오 논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스타트업 업계를 뒤흔든다. 소비자가 감염 공포로 인해 외부인 접촉이나 활동을 극히 꺼리면서다. 서비스 제공자를 만나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서비스는 이용률이 폭증하는데 반해 바이러스 감염우려가 있는 일부 서비스는 울상을 짓는다.

中 "배달 음식도 못믿겠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음식배달 서비스 어러머와 메이퇀뎬핑 음식 주문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용자 공포가 한 몫했다. 중국 선전 지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환자 중 배달 라이더가 있었다는 홍콩 현지 보도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라이더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다며 이들 방문을 꺼린다. 중국 일부 아파트 단지는 배달원 출입을 아예 막는 경우도 등장했다.

음식배달 공포는 결국 42조원 규모 중국 음식배달 시장을 뒤흔들었다. 중국 음식배달 이용자수는 5억명, 배달 드라이버는 300만명에 이른다. 중국 시장 90%를 어러머와 메이퇀뎬핑이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얼마나 주문량이 감소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외신은 평소 주문량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확진자가 급격히 발생한 1월15일 이후 어러머와 메이퇀뎬핑 주식이 각각 7%와 13% 포인트 하락했다고 했다.

메이퇀뎬핑과 어러머가 배달원, 소비자 간 만나지 않고 배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이유다. 두 업체는 픽업 스테이션을 설치해 소비자가 택배를 찾아가듯 음식을 찾아가도록 하는 비대면 방식을 속속 도입했다.

중국 음식배달원이 건물 내 설치된 픽업 스테이션에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갈무리
중국 음식배달원이 건물 내 설치된 픽업 스테이션에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갈무리
반면 원격근무와 교육플랫폼 등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즐기는 서비스는 반짝 인기를 누린다. 원격 업무 툴이 대표적이다. 현재 중국은 2월 10일까지 춘절 연휴를 연장했다. 대다수 중국 기업은 재택에서 원격업무를 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알리바바의 협업툴 딩톡(DingTalk)과 텐센트 위챗워크(WeChatWork)는 지난 3일 접속량이 급증했다.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3일 접속자 수만 2억명이 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후 이용자가 급격히 늘자 위챗워크는 원격회의 참여가능 인원을 최대 300명까지 늘렸다. 위챗워크는 병원과 학교 등 공공기관에 원격진료와 온라인 교육 기능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 위챗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 위챗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시장 ‘배달업계 웃고 여행업계 울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에 미친 여파는 중국과 조금 다르다. 한국에선 반대로 음식과 생필품 분야 배달 주문량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1월 31일부터 2월 3일까지 4일 간 주문 수는 615만건이다. 이는 한 달 전인 1월 3일부터 4일까지 기록한 562만건에 비해 약 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말 주문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토요일이었던 2월 1일 주문량은 약 한달 전 토요일인 1월 4일과 비교해 무려 14.5% 늘었다. 2월 2일 일요일 역시 한달 전 일요일인 1월 5일보다 11.8% 늘어난 주문량을 보였다.

신선식품 등 생필품 주문량도 폭주했다. 쿠팡은 1월 28일 하루 출고량이 330만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켓컬리에선 1월 27일부터 2월 4일 기준 하루 주문량이 전일대비 평균 13%씩 증가했다. 컬리 관계자는 "설 연휴에 주문량이 잠시 늘어난 뒤 연휴가 지난 뒤 감소하는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연휴 이후에도 주문량이 매일같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사이에서 비대면 결제 선호 경향도 포착된다. 핀테크 기업 한국NFC에 따르면 일반 개인간 신용카드결제 서비스인 페이앱라이트에서 비대면 결제 비중은 2월 들어 3배 이상 늘었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전체 거래 중 비대면방식 결제 비중은 10%도 안됐는데 최근 30%까지 늘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여행업계, 공유 모빌리티 업계 등은 울상이다. 해외여행 중개 플랫폼뿐 아니라 국내 액티비티, 숙박 제공 플랫폼까지 모두 판매량이 줄었다. 국내 여행객은 물론 국내 주요 관광지를 찾는 해외 관광객 발길까지 뚝 끊기면서다.

한 여행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예년에 비해 상품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우버와 리프트 등은 인종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운전자가 중국뿐 아니라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 출신 소비자까지 아시아인은 무조건 승차거부하는 일이 발생하면서다. CNBC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한명훈씨는 영국 런던에서 우버를 호출했다가 거부당했다. 그는 "운전자에게 중국에서 온게 아니라고 하자 그제서야 나와 친구들을 태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