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병력 축소의 공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채운다. 2022년 육군 병력은 2019년 대비 8만명쯤 줄어들 예정인데, 육군은 민간과 함께 만들 AI 기반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영토 방어에 나선다. 음성인식 기반 방어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육군교육사 산하 인공지능연구발전처는 7일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인공지능 추진사업 공개 설명회’를 열고 시범 사업, 전투 실험 총 3가지 과제를 민간과 공유했다. 설명회는 군 관계자는 물론 민간 기업 관계자가 참여했다.

육군은 설명회에서 AI 도입 계획과 필요 기술을 제시했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민간 기업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날 설명회에는 과제 책임자가 직접 연사로 나와 추진 예정인 사업과 구체적 내용을 소개했다.

(왼쪽부터) 편관서 중령, 김영길 대령, 김봉수 중령이 인공지능 연구발전처의 AI 추진사업을 민간에 소개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왼쪽부터) 편관서 중령, 김영길 대령, 김봉수 중령이 인공지능 연구발전처의 AI 추진사업을 민간에 소개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밀리터리 이미지넷은 이미지 세트 구축 사업이다. 육군이 최근까지 이미지넷에 추가한 사진은 1118장이다. 구축한 데이터 세트는 인트라넷을 중심으로 공유하고, 보안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산학연에 공유한다.

편관서 중령은 "인터넷 상에는 수 많은 이미지가 있으나 이를 그대로 군사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군 내부 인트라넷 안에 인터넷의 이미지넷과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해 이미지를 수집하고자 하는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때 AI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태그, 레이블을 손수 입력해야 한다"하지만 "하지만 육군은 이를 자동화해 AI가 사진·영상의 객체를 식별하고 분류할 수 있는 기술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육군 인공지능연구발전처가 확보한 사진 1118장으로 구축한 이미지넷의 모습. / 오시영 기자
육군 인공지능연구발전처가 확보한 사진 1118장으로 구축한 이미지넷의 모습. / 오시영 기자
해안감시 레이더 운용 AI 사업의 목표는 해안감시 레이더 신호, 표적 탐지 자동화, 타 감시장비와 연동 등을 처리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AI기반 통합경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김봉수 중령은 "육군은 운용중인 해안감시 레이더 ‘GPS98K’의 탐색 내용과 해수부가 주는 선박 정보 등을 활용해 해안을 감시한다"며 "정보가 들어오면 레이더 운용자가 손수 직접 정보를 받아적고, 레이더 상의 배를 눈으로 추적해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중령은 "2023년부터는 병력이 대폭 줄어 기존 방식으로 레이더를 운용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며 "병력 부족 현상을 맞닥뜨리기 전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쌓아 학습을 통해 정확해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AI로 레이더 신호를 포착하고 식별하는 ‘해안감시 레이더 운용 AI 사업’의 개념도. / 오시영 기자
AI로 레이더 신호를 포착하고 식별하는 ‘해안감시 레이더 운용 AI 사업’의 개념도. / 오시영 기자
AI 음성인식 체계는 시범사업과는 다른 ‘전투실험’이다. 민간 기술과 개념을 군사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과제다. 육군전술지휘정보체계(ATCIS)를 음성 인식으로 조작하거나, 전투 환경에서 주요 작전회의에 나오는 군사 전문 용어까지 전부 회의록에 옮겨 적을 수 있는 기술 등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김영길 대령은 "아직 전투실험 단계이기 때문에, ATSIC와 직접 연동하는 단계의 기술까지는 아직 요구하지 않는다"며 "대신 AI 스피커에서 군사 용어를 얼마나 잘 인식해 받아적을 수 있는지를 시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육군 인공지능연구발전처가 제시한 AI 기반 음성인식 체계 전투실험 도식. / 오시영 기자
육군 인공지능연구발전처가 제시한 AI 기반 음성인식 체계 전투실험 도식. / 오시영 기자
신인호 교육사령부 전투발전부장(육군 소장)은 맺음말을 통해 "육군이 기존에 사용하는 무기 체계는 대부분 방위산업청이나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서 전담했다"며 "하지만 AI만큼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물론 가장 중요한 제어분야까지 민간에 맡길 수는 없으나, 관습에 묶이기보다는 융통성을 발휘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이런 기조에 맞는 전투실험을 열심히 진행한 덕에 기존 시스템으로는 5년 지나도 못할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육군 전 부대, 전 장병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것을 고민한다"며 "향후 장군, 고위직을 중심으로 AI 관련 소양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은 물론, 핵심 실무자, 3사관학교 교육 과정에 AI 관련 과정을 신설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신인호 육군 소장이 행사 맺음말을 전하고 있다. / 오시영 기자
신인호 육군 소장이 행사 맺음말을 전하고 있다. / 오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