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욕하더니…" 수십년 간 동맹국 정보 빼낸 美 CIA

김평화 기자
입력 2020.02.12 13:37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 정부에 암호 장비를 팔던 스위스 업체가 실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소유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한 미국이 정작 해당 암호 장비로 수십 년 간 동맹국 기밀 정보를 빼내고 있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로 미국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을 뿐 아니라 화웨이 제재 당위성과 정당성이 훼손될 위기다.

. / 로이터통신
1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독일 방송사 ZDF와 함께 CIA 기밀자료를 입수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 암호 장비 업체 ‘크립토AG’가 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서독 정보기관(BND)과 함께 CIA가 소유한 회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크립토AG는 2차 대전 당시 미군과 첫 계약을 맺으며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세계 곳곳의 정부와 계약을 체결해 암호 장비를 판매해왔다.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장비 판매 이익을 거뒀을 뿐 아니라 각국에서 오가는 기밀 정보도 취득했다. CIA와 BND는 미리 조작한 프로그램을 암호 장비에 추가해 각국 정보를 감시했다.

크립토AG 암호 장비를 사용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 우방뿐 아니라 앙숙인 인도와 파키스탄, 바티칸 등 120여개 국가에 이른다. 냉전 시기 구소련(현 러시아)과 중국은 보안상 이유로 크립토AG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

CIA는 BND가 1990년대 초 사업에 손을 뗀 후에도 독일 지분을 사들여 2018년까지 이같은 정보 탈취를 지속했다. BND는 발각 가능성을 우려해 당시 사업을 철수했다. 크립토AG는 2017년 본사 건물을 매각한 후 CIA가 작전을 종료한 2018년 자사 보유 자산을 모두 팔았다.

WP는 CIA 정보연구센터가 2004년 완성한 작전 문건과 독일 정보 당국에서 2008년 편집한 구술사 등을 확보해 이같이 보도하며 "CIA 역사상 가장 대담한 작전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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