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英 스타트업과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개발 협력
대량 양산 최적·가격 경쟁력 갖춘 다양한 콘셉트 전기차 개발 가능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경쟁력 향상을 위해 손잡은 스타트업들이 ‘스케이트 플랫폼’을 채택,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기차 개발 기간을 단축 등을 위해 글로벌 전기차 설계 스타트업 ‘어라이벌’ 및 ‘카누’와 잇따라 개발 협력 및 투자에 나섰다. 승용 전기차 분야는 카누와, 상용 전기차는 어라이벌과 협업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친다. 양사를 통해 스케이트보드 2대를 동시에 굴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카누가 개발한 전기차 스케이트 플랫폼 이미지. / 현대·기아차 제공
카누가 개발한 전기차 스케이트 플랫폼 이미지. / 현대·기아차 제공
스케이드 플랫폼은 효율적 자동차 생산을 위한 자동차업계에서의 플랫폼 채택부터 시작한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는 점점 복잡해지는 차량의 제조 완성도를 높이고 효율적 생산 공정을 이루기 위해 통합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단순·표준화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소형부터 대형 모델까지 적용하는 기술은 글로벌 제조사의 최우선 연구과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 플랫폼의 모양이 스케이트보드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 얹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리는 구조를 일컫는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사용하면 차량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플랫폼 길이도 자유자재로 확장해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을 보유한 또다른 업체는 아마존과 포드가 투자한 미국 전기차 개발업체 ‘리비안’이다. 리비안은 자체 개발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으로 픽업트럭과 SUV를 개발 중이다. 테슬라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제작한다.

현대기아차가 1월 129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어라이벌은 2015년 영국에서 설립된 회사다. 밴,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에 특화됐다. 영국 이외에 미국, 독일, 이스라엘, 러시아 등에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어라이벌은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한 화물 운송용 밴을 투입, 유럽 내 다양한 물류 업체들과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카누와 11일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카누는 우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개척자로 변모하기 위한 완벽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카누와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및 대량 양산에 최적화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LA에 본사가 있는 카누는 2017년 12월 설립했다. 2019년 9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첫 번째 전기차를 공개하고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300명 이상의 기술자들이 카누의 아키텍처 시스템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1년 첫 번째 전기차를 출시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에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다. 차량 용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이처럼 서로 잘하는 분야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자동차 기업간 협력은 글로벌 트렌드다. 아무리 우수한 기업이라도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밑바닥부터 개발하지 않아도 협력을 통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신기술 개발 및 신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길 수 있다"며 "10년 동안 연구해야 완성할 기술이 1년 만에 나올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