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금융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국에 지점을 둔 시중 은행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각 은행들은 긴급 방역을 전국구로 확대하는 한편 대응 수위를 고심 중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한발짝 더 나아가 본점 폐쇄라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원격근무 도입에 적극적이다.

 . / 알서포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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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투자기업들이 원격업무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임직원의 코로나 19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해 국내 SW 기업이 개발한 원격업무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모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테스트 기간은 2월까지로 테스트가 끝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직원 454명이 이용할 수 있는 원격업무 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40여명의 IT부서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원격업무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대외 행사·활동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데다가 잦은 회의와 고객 대면 응대가 많은 금융사라는 점에서 원격업무가 대책이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산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나 VPN(Virtual Private Network)은 구축에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즉각 도입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했다"며 "보안성과 관리성이 검증돼 즉각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은행권도 예의주시…이례적 원격업무 가능성 보여

은행권도 코로나 19 사태를 예의주시한다. NH농협은행이 20일 달성군지부를 비롯한 4곳의 영업점을 임시폐쇄한 만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대구·경북 지역 영업점을 대상으로 긴급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은행 본점들도 방역에 비상이다. 국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구 코로나 19 소식이 알려진 후 본사에서도 하루 2~3차례씩 각 층별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 매뉴얼을 따르면서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위기대응 단계 조절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또 다른 은행 한 관계자는 "본점에서 코로나 환자 발생 시 한 층 정도는 폐쇄할수야 있겠지만 금융기관으로서 공적 기능을 고려하면 폐쇄 대응 수위를 어느정도로 맞춰야 할지는 고민이다"라고 설명했다.

원격업무 도입도 고민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관리 인력의 업무용 시스템 원격 접속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비조치의견서를 낸데 따른 것이다. 금융법상 원칙은 외부 접속이 허용되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대응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원격조치를 취하는 것을 허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