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에 줄 서는 美 전기차

안효문 기자
입력 2020.02.27 13:47 수정 2020.02.27 14:08
‘한국 제2의 반도체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전기차 업계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LG화학을 필두로 배터리 시장 개화에 맞춰 업계가 미리 준비한 결과다. 국산 전기차 배터리의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 등이 높게 평가 받고 있어 향후 잠재력도 상당해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미국 전기차 전문 제조사들과 공급 계약을 잇따라 맺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와 원통형 배터리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배터리 공급 협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드 모터스의 전신은 2007년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 스타트업 ‘아티에바'다. 이후 중국 베이징자동차 등의 투자를 받아 전기차 파워트레인 및 완성차 제조사로 성장했다. 2017년 최고출력 900마력 이상의 고성능 전기차 시험주행에 성공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고, 올 하반기부터 양산형 전기차 ‘에어' 양산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의 원통형 배터리가 이 ‘에어'에 탑재된다.

리비안은 2009년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엔지니어 R.J.스캐린지가 창업한 회사다. 이들은 2019 LA오토쇼에서 공개한 전동 SUV 전용 모듈형 플랫폼으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시스템 최고출력 700마력에 최장 주행거리 640㎞를 확보했고, SUV의 강점인 실내공간 확보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아마존은 7억달러(약 8500억원)에 해당하는 전기 밴 10만대를 선주문했고, 포드는 5억달러(6100억원)를 투자한 것은 물론ⳤ 리비안과 공동으로 전동 SUV 개발도 추진한다.

한국 배터리의 기술력·안전성 높이 평가
미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한국 배터리를 선택한 것은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무엇보다 2019년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톱 10’에 들며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공급 안정성을 증명했다.

LG화학이 루시드 모터스에 공급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21700(왼쪽). 기존 18650(오른쪽)대비 용량을 50% 늘렸다. / LG화학 제공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연간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판매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50.6GWh인 가운데 LG화학은 12.3GWh, 삼성SDI는 4.1GWh, SK이노베이션은 1.9GWh를 차지했다. 글로벌 배터리 공급 순위는 LG화학이 2위, 삼성SDI가 3위, SK이노베이션이 6위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선 다변화 전략도 국내 배터리 3사에 힘을 실었다. 폭스바겐그룹은 2019년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를 모두 공급받기로 했다. 그 결과 LG화학은 아우디 전기차 E-트론,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등의 신규 공급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파나소닉이 배터리를 독점공급하던 미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LG화학의 배터리를 납품 받는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로 인한 내연기관차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업체들이 활발히 등장하며 신뢰할만한 배터리 공급사에 대한 소구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그동안 한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공급 실적을 견조하게 쌓은 덕분에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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