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식은 ‘누더기’ 타다 금지법

이광영 기자
입력 2020.03.02 06:00
‘타다 금지법(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법원의 1심 무죄 선고를 기점으로 동력을 잃고 있다. ‘좌초 위기’라는 분석도 많다.

1일 국회에 따르면 개정안은 여야간 합의 불발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다. 총선 이후 임시국회를 노릴 수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사위는 5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전날인 4일 전체회의를 연다. 국토교통부가 수정한 개정안의 상정 여부를 놓고 논의한다. 앞서 법사위는 개정안 논의를 위해 2월 27일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3법’ 우선 처리로 인해 연기한 바 있다. 국토부는 2월 19일 법원의 타다 무죄 선고 이후 개정안을 수정 중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타다 서비스가 불법임을 전제로 만들어진 법안이다. 국토부가 법원 판결에 배치되는 내용을 일부 수정하더라도 핵심 조항은 그대로 담길 가능성이 높다. 핵심 조항을 빠지면 택시업계 보호라는 발의 취지를 잃고 ‘타다 허용법’이 될 수 있어 딜레마다.

개정안의 핵심은 ‘34조 2항’에 있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여객운수법 34조 2항(자동차대여사업자 운전자 알선 금지) 단서에 있던 ‘11인승 이상 15인승 승합차’를 ‘대여시간을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나 반납장소를 공항이나 항만’으로 제한해 통과시켰다. 이 법이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타다 베이직’ 모델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여상규(미래통합당) 법사위원장은 IT조선과의 통화에서 "현재의 개정안은 법원이 합법적이라고 해석한 타다 사업을 불법으로 전제하고 있어 우려스러운건 사실"이라며 "전체회의에서 논의되겠지만 34조 2항을 삭제하는 등 유의미한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본회의 상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34조 2항이 삭제된 채 개정안이 통과해도 정부가 택시업계로부터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운송사업자가 택시 면허를 정부로부터 기여금을 주고 사들인 뒤 영업하지 않고, 타다처럼 예외조항을 근거로 아무 규제 없이 영업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채이배(바른미래당) 법사위 위원도 비슷한 의견으로 개정안을 2소위로 회부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간 합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송기헌(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 등 여당 측은 야당 의원들과 조율을 통해 국토부의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길 원한다. 하지만 국토부의 수정안은 명목상 법원 판결에 배치되지 않을 뿐 결국 택시 규제에 끼워 맞춰질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회의에서 야당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법사위 여당 측 관계자는 "야당 측과 조율을 위해 국토부에서 상당 부분 개정안을 수정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수정안에 따르면 플랫폼운송사업자가 제도권에 들어오기 위해 택시가 적용받는 규제도 일부 적용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의 수정안이 기존 발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월 임시국회는 17일이면 끝난다. 국토부 수정안이 4일 전체회의를 거쳐 5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 20대 국회의 마지막 기회는 총선이 끝난 후 열릴 수도 있는 4~5월 임시국회다. 필요에 따라 소집될 가능성은 있지만 희박한 확률이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 벅시 등 업체 7곳은 2월 27일 성명서를 내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 업체는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을 믿고 사업을 준비한 모빌리티 기업은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릴 것"이라며 "20대 국회 회기가 끝나는 시점에 국회가 법 개정을 미뤄 법안을 폐기하는 것은 정부 정책을 믿고 신뢰해 법안 통과를 기대하는 모빌리티 기업과 이용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국회의 직무태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웅 쏘카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포함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 대표는 "타다금지로 이익보는 택시업체와 대기업도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를 고민해야지 다른 회사 문닫게 하는 걸 앞세우면 안 된다"며 "경쟁사 문을 닫게 하고 싶더라도 최소한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다. 코로나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