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최근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갑자기 시행된 재택근무에 대다수는 낯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만족도 조사에서 2명 중 1명은 "그저 그렇다"는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재택근무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내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IT조선은 모바일 설문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공동으로 2월 28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시행 여부와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2030세대 "상시도입 해야" vs 4050대 "특별한 상황에서만"

조사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시행해본 후 만족도는 보통 수준이었다. 소속 회사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고 답한 이들(286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 '보통이다"라고 답한 이들이 전체 절반 정도(47.6%, 136명)를 차지했다.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38.5%(110명), 만족스럽지 않다는 답변은 14%(40명) 등이었다.

특히 만족도는 연령대 별로 차이가 났다. 20대 중 절반 이상(53.1%)은 긍정적이었던 반면 40대 과반수(56.3%)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재택근무제 상시도입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를 경험해본 이들 절반 이상(57.3%)은 재택근무제는 특별한 상황에만 한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평상시에도 재택근무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39.9%였다.

다만 응답자 연령대 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2030대는 평상시에도 재택근무가 필요하다(50%)고 답한 반면, 40대(62.5%)와 50대(74.1%) 대다수가 "코로나19 확산 등 특별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시행해도 괜찮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장단점 설문조사 결과/ 오픈서베이 화면 갈무리
재택근무 장단점 설문조사 결과/ 오픈서베이 화면 갈무리
"코로나19 피할 수 있어" vs "일과 생활 분리 안돼"

재택근무를 현재 시행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장단점을 물은 결과 가장 큰 장점(39.9%)으로 꼽힌 것은 "코로나19 감염을 피할 수 있어서"였다. 가장 큰 단점(26.9%)은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재택근무 장점으로는 ‘불필요한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27.2%)’, ‘원하는 시간에 업무를 할 수 있어서(1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을 피할 수 있다는 응답은 40대 응답자(50.5%), 불필요한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응답은 30대(32.7%)응답자에게서 높았다.

단점으로 두 번째로 많이 꼽힌 것은 ‘동료들과 소통이 어려움(25.3%)’, ‘근무사실을 입증하기 힘듬(15.2%)’ 등이었다.

재택근무 단점을 꼽는 답변에도 응답자 연령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육아 부담을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는 30대(30.8%)가 일과 생활 분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20대 응답자(30.3%)가 가장 많이 꼽은 단점은 동료들과 업무 소통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재택근무 시행 안 한다" 63%

조사 결과 여전히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0명 중 6명(632명, 63.2%)은 시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택이 가능한 직원만 시행한다는 응답은 228명(22.8%)이었다.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고 답한 이들은 140명(14%)에 그쳤다.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응답자 과반수가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필요하다(61.6%, 389명)고 생각했다.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는 ‘현장 근무가 많은 특성(37.8%)’이 가장 많았다. 특별히 시행하지 않는 이유가 없다는 응답(19%)도 두 번째로 많았다. 기타 답변으로는 ‘모회사 눈치보느라’, ‘대표 고집’, ‘사장의 믿음 부족’, ‘경영진 무능’ 등 경영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특히 많았다. 이외에 병원이나 공공기관, 군인, 서비스직, 영업직, 콜센터 등 소속 직종 특성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답변도 많았다.

"눈치보지 않고 재택근무 할 수 있는 문화 필요"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제를 상시 도입한다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 응답자들은 주로 사내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전반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택근무가 싫다고 답한 기타 의견 중에는 특히 회사 분위기와 문화를 이유로 꼽는 답변이 많았다. "재택근무를 쉬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일을 회사 출근자에게 미룬다", "재택근무를 하면 추가 업무를 요구한다", "회사에서 더 감시한다" 등이 기타 의견으로 나왔다.

재택근무 도입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으로 ‘눈치보지 않고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는 기업문화’(41.6%)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업무 프로세스 전면개편(21.3%), 오프라인 미팅과 회식을 중시하는 업무 분위기 개선(15.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협업툴 도입(7%)이나 근무근태관리 시스템(12.6%)같은 회사 인프라나 시스템 개선 도입을 꼽은 응답은 비교적 적었다.

기타 응답으로는 "재택근무일은 쉬는 날 이라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보안회선 접근 시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등이 꼽혔다.

한편 2월28일 오후 진행된 이번 설문은 20~50대 남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총 1000명이 답했으며, 표본오차는 ±3.10%p (95% 신뢰수준)다. 보다 자세한 설문조사 결과는 오픈서베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