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타다 혁신 아니라는 국회, 25만 택시표 덥석 물다

이광영 기자
입력 2020.03.04 21:15
"타다가 손님을 데리고 가면, 택시 종사자가 느끼는 박탈감이 큽니다." A의원
"택시업계가 자구 노력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합니다." B의원
"타다가 큰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C의원

4일 일명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 위원들 발언이다. 타다의 VCNC를 비롯 혁신 사업에 나선 기업인들이 들으면 속터질 내용이다.

지난달 법원의 무죄 판결을 기점으로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날 개정안 가결 과정은 허탈할 정도로 순조로웠다. 국토교통부는 개정안 조항 중 플랫폼운송사업의 차량확보 방법으로 타다와 같은 렌터카 방식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수정안을 냈다. 이철희, 채이배 위원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수정안에 찬성했다.

타다의 VCNC 입장에선 사실상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것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차량을 빌리되,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때만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는 ‘34조 2항’이 그대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조항에 따르면 타다는 1500대에 대한 일정 기여금을 내야한다. 국토부가 구상한 기여금 기준은 대당 택시면허 값인 8000만원쯤으로 알려졌는데, 산출하면 타다는 1200억원의 기여금이 필요하다. 타다의 연간 매출액은 300억원 수준이다. 택시와 같은 입장에서 사업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이같은 금액을 투자해줄 곳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나 이같은 국회의 시각과 타다를 직접 이용하는 일반 여론의 시각은 극명히 엇갈렸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최근 대한민국 직장인 69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타다 합법화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84%에 달했다. ‘혁신과 자유 경쟁을 통한 동종업계 서비스 개선’이 가장 큰 지지 이유였다.

그들은 직장인이 아닌 국회의원이었다. 국회는 지금까지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은 곳에 손을 들어준 적 없다. 특히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전국 25만명의 택시기사, 100만명의 택시가족 표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앞서 국토교통위 법안소위와 상임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이견을 예상했던 법사위에서도 반대 의견은 단 2명에 그쳤다. 국회는 타다가 혁신이 아니라고 했다. 제도권 하에 있는 택시 종사자와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부터 배려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타다가 혁신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는지, 표심에 눈먼 판단이었는지는 그들만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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