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일환으로 정부·이통사 전격 결정
영세 자영업자 등에 대해서는 고통 분담 차원에 통신료 감면도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이 상반기 급속도로 성장한다. 코로나19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정부 투자 요청에 업계가 50% 증액 투자로 전격 결정했다. 관련 산업뿐 아니라 유관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고 각 사 제공, IT조선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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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회복 및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회복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통신3사와 긴급 영상간담회를 열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참석했다.

투자 확대와 함께 이통3사·SK브로드밴드는 피해가 집중된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통신요금을 감면하고, 피해를 겪는 유통점에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반기 5G 투자를 상반기로 앞당겨

통신사는 상반기에 장비·단말 조달 등을 비롯한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사업을 발주해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돼 있다. 2020년 상반기 통신 4사의 투자규모는 2조7000억원(잠정)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통신망 투자가 ICT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투자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상반기에 당초 계획보다 50% 증가한 4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통3사 대표(내정자)가 영상회의를 갖고 상반기 경기 회복을 위해 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최기영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구현모 KT 사장(모니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과기정통부 제공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통3사 대표(내정자)가 영상회의를 갖고 상반기 경기 회복을 위해 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최기영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구현모 KT 사장(모니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과기정통부 제공
상반기에 5G 이용자들이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는 공간인 지하철, 대규모 점포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메인 장비를 공급하는 장비사 노키아, 에릭슨 등이 지금 중국의 코로나19 여파로 원활한 장비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빠르게 수급할 수 있는 국내 장비 위주로 상반기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투자가 가능한 선에서 정부의 요청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신4사, 중소협력사 및 소상공인 지원에 3천억 투입

과기정통부와 통신3사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등으로 휴업 등 경제적 피해가 집중된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이동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등의 통신요금 감면을 추진한다. 또 대구·경북 등 피해 집중지역 중소 유통점의 판매 목표량은 하향하되, 장려금 수준은 유지해 영업이익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한다. 5일 통신3사가 발표한 지원 규모만 3000억원(SK텔레콤 1100억원, KT 1040억원, LG유플러스 850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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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전국 750개 대리점을 위해 3월말 지급 예정 인센티브 중 일부인 350억원을 4일 조기 지급했다. 운영비 40억원도 추가로 지원한다.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 소재 대리점에는 휴대폰 매입대금 결제 기한을 1개월 연장(400억원규모) 해주고, 매장 운영비 1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SK텔레콤은 1월부터 전국 매장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 물품을 지원 중이다.

외부 협력사 대상으로 유동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상생방안도 발표했다. 140여개 네트워크 인프라 공사 업체를 대상으로 3월에서 6월까지의 공사대금 중 일부를 3월 중 조기 지급한다. 금액은 총 230억 규모로 이 중 60억원이 대구∙경북∙부산 지역 업체들에 지급된다.

네트워크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중소 협력사들도 내달 중 받게 될 용역 대금 100억원을 3월 중 미리 지급받는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4월 이후에도 유동성 제고 지원책을 추가 시행할 방침이다.

협력사 유동성 지원에는 SK브로드밴드도 동참한다. SK브로드밴드는 70여개 공사 업체에 상반기 공사 대금 80억원을 3월 중 조기 지급하고, 중소 유지∙보수 업체 용역비 30억원도 한달 앞당겨 지급하는 등 총 110억원 규모의 지원을 시행한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동반성장 협약을 맺은 187개 중소기업에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한다.

KT는 앞서 2월 초부터 2회에 걸쳐 대리점 채권 여신기한 연장, 상생 지원책 강화 등 영업 정책 지원을 시행 중이다. 전국에 소재한 KT 대리점의 매장은 2500개쯤이며 이번에 지원하는 월세 및 정책 지원 금액은 총 130억원 수준이다.

금융지원 방안으로, 대리점의 휴대폰 매입 대금 약 241억 원에 대한 결제 기한 연장을 실시하고, 약 150억 원을 대리점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원한다. 3월분 지급 예정인 공사대금 360억원, 물자대금 80억원의 총 440억원을 앞당겨 지급한다 13일과 24일에 각각 지급이 예정되어 있던 것이나, 협력사들이 원활하게 자금을 유통할 수 있도록 조기에 지급하는 것이다.

2017년에 조성한 1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활용해 협력사들의 대출이자 감면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2월 27일 발표한 24억원 규모의 KT건물 입주 소상공인 대상 임대료 감면까지 합치면 총 464억원이다.

KT 그룹사들도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약 55억원 가량의 지원에 나선다. BC카드는 중소 가맹점의 매출 활성화를 위한 무이자 할부 혜택 제공, 가맹점 대출금리 인하 등 약 45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BC카드 자회사인 결제전문기업 스마트로는 대리점 대상으로 카드결제 단말기 할인 등 약 1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이 밖에 KTIS·KTCS는 소상공인 마케팅 지원을 위한 '무료 모바일 번호 등록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 밖에 KT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방역 물품 지원도 계속한다. 방역 물품은 1달 이상 사용 가능한 스프레이 및 살균 소독제로 구성된 방역키트와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이다.

LG유플러스 협력사 삼지전자 직원이 5G 인빌딩 중계기를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협력사 삼지전자 직원이 5G 인빌딩 중계기를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중소 협력회사 지원을 위해 현재 운용 중인 동반성장재원 중 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250억원 늘린 750억원으로 확대해 총 1050억원을 운영한다. 동반성장펀드는 무이자 예탁금을 재원으로 저리 자금 대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소 협력사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결제를 최대 500억원 규모로 실시한다. 월 2~3회 단위로 했던 협력사 대금 정산을 월 4회로 늘렸다. 5000만원이상 계약 체결 시 필수 요건이었던 보증보험 발행의 면제 대상 범위를 확대해 기존 신용평가등급 ‘BB- 이상’에서 ‘B-‘이상으로 기준을 하향했다.

보험 발행으로 인한 중소협력사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보증보험 발행 업무를 경감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협력사 외에도 추가로 350개쯤의 중소 협력사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대구·경북 의료진에 코로나19 확진자 관리, 상담 등 긴급 상황에 이용하도록 휴대폰 100대를 지원했다. 휴대폰 단말과 이용요금은 모두 LG유플러스가 부담한다. 골목상권 상생 프로젝트 ‘U+로드’ 확대와 ‘사장님패키지’ 지원 등에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이 밖에도 2월말 대구·경북 지역 비롯 전국 2000개 대리점 매장에 지원한 운영자금을 25억원에서 34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14억원 상당의 마스크 세정제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