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택 근무나 멀티미디어, 게임 등의 용도로 PC를 구매할 때 용도별도 쓸만한 인텔 CPU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물론, AMD의 라이젠(RYZEN) 프로세서도 준수한 가격 대비 성능과 구성으로 요즘 조립 PC 시장에서 인텔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용도별 추천 CPU를 골라봤습니다.

. / AM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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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멀티미디어, 학업용 등 가정용 다용도 PC용 CPU

가정에서 쓸 PC는 게임이나 전문적인 작업을 하지 않는 이상 기본적으로 고가의 고성능 PC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쿼드코어(4코어) CPU 정도면 일반 사무업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 온라인 강의 수강 등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용도의 PC에 추천할만한 AMD 라이젠 프로세서는 ‘라이젠 3 2200G’ 또는 ‘라이젠 3 3200G’의 2개 제품입니다.

두 모델 모두 4코어 4스레드 구성의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내장 그래픽으로 탑재한 ‘AMD 라데온 베가(Vega) 8’입니다. 일반적인 CPU 내장 그래픽은 성능보다 ‘화면 출력’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반면, 라이젠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은 캐주얼한 3D 게임까지 충분히 실행하고 즐길 수 있을 만큼 준수한 성능까지 겸비해 사용자들의 호평이 상당합니다.

준수한 성능의 내장그래픽을 제공하는 라이젠 3 3200G. / AMD 제공
준수한 성능의 내장그래픽을 제공하는 라이젠 3 3200G. / AMD 제공
가격도 저렴한 것이 장점입니다. 3월 초 현재 라이젠 3 2200G가 10만원 초반대, 3200G가 11만원 중반대입니다. 2200G의 가격이 연초보다 조금 올라 3200G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었습니다. 전체적인 성능 차이는 5%~10% 정도로 크지 않지만, 가격도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무난하게 3200G로 구성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한편으로, 이전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은 재택근무 시에도 다수의 업무용 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태스킹’이 이 흔한 편입니다. 그런 경우는 멀티태스킹에 유리한 6코어 구성의 ‘라이젠 5 3500’도 고려 대상에 넣어볼 만합니다. 가격도 14만 원대에 불과합니다. 다만 라이젠 3 3500은 내장그래픽이 없어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따로 사야 하고, 그로 인해 전체 PC 구성 금액이 2200G/3200G를 쓸 때보다 껑충 뛰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본격적인 게이밍 PC용 CPU

라이젠 7 3700X 제품 패키지. / AMD 제공
라이젠 7 3700X 제품 패키지. / AMD 제공
고성능 게이밍 PC용으로 추천할 만한 AMD CPU로는 ‘라이젠 5 3600’과 ‘라이젠 7 3700X’ 2개 제품입니다. 라이젠 5 3600은 6코어 12스레드, 라이젠 7 3700X는 8코어 16스레드의 구성을 제공합니다. 코어 구성만큼은 경쟁사의 최상급 제품군과 비교할 만 합니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는 인텔과 달리 모든 제품에서 오버클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그러나 CPU 오버클럭보다 고성능 메모리 또는 메모리 오버클럭을 통한 성능 향상 효율이 더 높고, 자동으로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 PBO(Precision Boost Overdrive) 기능의 효율도 나쁘지 않아 상대적으로 ‘오버클럭’의 중요성은 떨어집니다.

또한, CPU 코어의 숫자와 구성이 같으면 일반 모델과 고급 모델(이름에 X가 붙은 제품)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코어 수 대비 가격’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 기준이 되고, 그로 인해 라이젠 5 3600과 라이젠 7 3700X가 동급 제품군 중에서 ‘가성비’가 가장 좋은 제품으로 꼽힙니다.

메인보드도 전원부 구성만 괜찮다면 비싼 X570 칩셋 보드 대신 메인스트림 급인 B450 칩셋 보드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차액으로 그래픽카드를 더 좋은 것을 쓰거나, 저장용량을 늘리거나, 고성능 메모리를 선택하는 등으로 전체 시스템의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전문가용 및 하드웨어 마니아용 CPU

3세대 라이젠 9 시리즈는 전문가급 구성인 12개~16개 코어를 탑재했다. / AMD 제공
3세대 라이젠 9 시리즈는 전문가급 구성인 12개~16개 코어를 탑재했다. / AMD 제공
인텔의 경우 최상급 CPU를 쓰는 가장 큰 이유가 게임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데 있다면, AMD는 조금 다릅니다. 라이젠 9 3900X, 3950X는 전문가용 HEDT(하이엔드 데스크톱)용 CPU 수준인 각각 12코어 24스레드, 16코어 32스레드 구성을 제공합니다. 그만큼 CPU 코어 의존도가 높은 전문적인 작업(동영상 제작 및 편집, 3D 렌더링 등)에 더 최적화된 제품입니다.

그러한 전문적인 작업을 집에서 해야 하는 경우라면 분명 라이젠 9 3900X, 3950X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 틀림없습니다. 어지간한 워크스테이션급의 컴퓨팅 성능으로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그만큼 생산성을 높이기 좋기 때문입니다. 개인 방송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송출하거나 제작 및 편집하는 시스템으로도 좋습니다.

다만, 그런 전문가나 순수히 고사양·고성능 하드웨어의 존재만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하드웨어 마니아,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및 편집용 시스템이 아닌, 일반적인 사용자와 일반적인 게임 및 업무 용도로는 추천하기가 애매한 제품입니다. 제대로 시스템을 구성하려면 수백만원 이상이 들 정도로 비쌉니다. 일반 용도의 사용자라면 ‘이런 제품도 있구나’ 정도로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