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모바일용 프로세서뿐 아니라 차세대 데스크톱용 CPU에도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같은 하이브리드 구조를 적용한다. 고성능 코어와 저전력 코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성능과 전력 효율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중국 포럼을 통해 유출된 인텔의 ‘엘더 레이크-S’ 프로세서 관련 슬라이드 기술 자료. / PTT.CC 갈무리
중국 포럼을 통해 유출된 인텔의 ‘엘더 레이크-S’ 프로세서 관련 슬라이드 기술 자료. / PTT.CC 갈무리
9일(현지시각) 중국의 한 PC 관련 포럼에서 유출된 슬라이드 자료에 따르면 엘더 레이크-S(Alder lake-S)라는 코드명을 가진 인텔의 차세대 CPU는 ARM 계열 프로세서의 빅.리틀(big.LITTLE) 구조처럼 8개의 큰 코어와 8개의 작은 코어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구성을 채택했다. CPU 소켓도 LGA 1700이라는 새로운 규격을 사용한다.

인텔은 CES 2019에서 공개한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용 CPU인 ‘레이크 필드(Lakefield)’를 통해 자사의 하이브리드 CPU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레이크 필드는 10나노(㎚) 공정 기반 고성능 써니 코브(Sunny Cove) 코어와 저전력 트레몬트(Tremont) 코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하이브리드 CPU다.

게임이나 3D 렌더링 및 고화질 영상 인코딩 등 높은 성능이 요구되는 작업에는 고성능 서니 코브 코어를 사용하고, 간단한 문서작업이나 인터넷 검색, 멀티키미어 콘텐츠 감상 등에는 저전력 코어를 사용하면 모바일 디바이스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구성은 이미 스마트폰 등에서 효율과 장점이 충분히 검증되었다.

엘더 레이크-S는 올해 출시 예정인 데스크톱용 10세대 ‘코멧 레이크-S(Comet Lake-S)’ 프로세서와 그 후속 모델인 ‘로켓 레이크-S(Rocket lake-S)’의 뒤를 이을 제품으로 추정된다. 로켓 레이크-S가 2021년 출시 예정임을 고려하면 실제 출시 시기는 2022년~2023년쯤이 될 전망이다.

각각 8개씩의 큰 코어와 작은 코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CPU 코어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기존 인텔 CPU 로드맵을 근거로 8개의 큰 코어는 최신 써니 코브(Sunny cove) 아키텍처에 기반한 골든 코브(Golden Cove) 코어를 적용하고, 나머지 8개 작은 코어는 저전력 아톰(ATOM) 계열의 후속 버전인 그레이스몬트(Gracemont) 코어를 사용해 8+8코어 하이브리드 구성을 갖출 것이라 예상한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적합한 하이브리드 CPU 구성을 어째서 데스크톱용 프로세서까지 확대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모바일 디바이스와 달리, 일반 가정용 전원을 사용하는 데스크톱 PC는 전력 효율을 중시한 하이브리드 구성의 이점을 살리기가 어렵다. 그 때문에 일각에서는 단순 루머일 뿐이라는 주장과 인텔이 10나노 이후 7나노(7㎚) 공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온 과도기 격인 제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운영체제 지원도 걸림돌이다. 하이브리드 구성의 CPU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운영체제(OS) 및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지원해야 한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하이브리드 구성의 레이크 필드 프로세서를 탑재한 듀얼 스크린 디바이스 ‘서피스 네오’를 발표한 만큼, OS 지원만큼은 당장 문제 될 것이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