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항공국(FAA)이 도입하려 하는 무인기(드론) 원격식별 기술 ‘리모트ID(RemoteID)’를 두고 업계가 강하게 반발한다. 드론 시장의 맹주 DJI는 컨설팅 기업 NERA 이코노믹컨설팅의 분석을 빌어 FAA의 리모트ID 시행 비용이 예상보다 9배 비쌀 것이라고 비판했다.

1월 DJI는 성명을 내고 ‘미국 FAA의 리모트ID NPRM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드론에 온라인 네트워크를 장착, 민간 기업의 서버에 연결해야 하는 리모트ID가 현실화되면 드론 소비자와 제조사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논리다. 미국 FAA가 드론 업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도 비판했다.

미국 FAA는 리모트ID 시행 시 월 평균 네트워크 사용 비용을 2.5달러(3006원), 10년동안 드는 사회적 비용을 5억8200만달러(6998억원)로 추산했다. DJI의 계산은 다르다. 네트워크 장착 비용이 부담이 돼 드론 수요가 10% 줄고, 네트워크 사용 비용도 원래보다 4배 많은 9.83달러(1만1820원)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10년동안 드는 사회적 비용도 56억달러(6조7340억원)로 예상보다 9배 비쌀 것이라고도 밝혔다.

FAA, 업계간 리모트ID 갑론을박. / 차주경 기자
FAA, 업계간 리모트ID 갑론을박. / 차주경 기자
DJI는 근거도 제시했다. DJI는 드론 수요가 줄면 기술 개발자, 비즈니스 잠재 수요 손해가 10년동안 18억달러(2조1636억원)쯤 될것으로 계산했다. 새로운 네트워크 시설 감사, 드론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재구축하는데 드는 비용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FAA의 리모트ID 기준이 너무 까다롭고 복잡해, 드론 업계가 이 기준을 만족하는데 드는 비용도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데이터 보존 비용, 네트워크를 사용하던 드론 소비자가 서비스를 해지할 때 드는 위약금 규모도 미흡하게 산정했다는 것이 DJI의 주장이다.

브랜던 슐만 DJI 정책법무부사장은 "업계의 의견, 세부적인 경제 분석을 토대로 미 FAA가 더 균형잡힌, 효율적인 리모트ID 정책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FAA는 DJI의 논평에 응답하지 않았다. 2일 마감된 리모트ID NPRM 관련 개선 의견 수는 5만건을 넘었다. 리모트ID NPRM은 2024년 이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